밀실에서 통과시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속내
밀실에서 통과시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속내
  • 영광21
  • 승인 2012.07.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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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통과 논란을 빚은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의 체결이 양국간 서명을 한 시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달 29일 전격 연기됐다.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상대국과의 약속이라면서 당초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던 정부가 여당까지 나서 체결 보류를 요구하자 뒤늦게 ‘서명 연기’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협정의 내용과 타당성을 떠나 과거사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것 자체에 대한 국민적 반감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명 연기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국무회의 밀실 통과 논란에 이어 나라 망신을 자초한 초유의 외교결례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야당은 국무총리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고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장관 불신임 결의와 함께 협정체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서명 직전까지도 협정체결의 필요성을 강변하던 외교부는 서명이 보류되자 청와대가 시킨 일을 뒤집어썼다며 하소연하고 지난 1년 동안 실무작업을 해온 국방부는 협정체결은 외교부 소관이라며 발을 빼기에 바쁘다.

국무총리실 또한 야당의 총리 해임요구에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수습에 나선 청와대는 국회가 열리면 외교통상 통일위원회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자세히 보고한 뒤 서명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일방통행에 일단 제동은 걸렸지만 문제는 파문의 수습과 처리에 달렸다.

여야는 국가간의 공식협정 체결식을 불과 50분 앞두고 보류시킨 파문의 전말을 소상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향후 협정에 대한 논란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도록장·단기 전망과 득실을 면밀히 따져 국익에 도움이 될 방향 또한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도와 위안부문제로 한일 양국이 정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필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안보 패키지를 추진해 온 미국의 압력이나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닌지, 또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 막바지에 서둘러 협상을 맺으려는 것은 아닌지 같은 것들이다.

북한은 물론 한일간 군사협정과 관련해 군사도발, 중대 범죄 운운하면서 펄펄 뛰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생각이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한미일 삼각동맹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포위전략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일간의 군사협정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전략에 한국이 어떤 입장인가를 확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과연 한미일 삼각체제 대 북중러 삼각체제의 신냉전구도가 과연 동북아지역의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에 도움이 될 것인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성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국과도 안보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중국측에 얘기도 꺼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이 오히려 신중한 느낌이라고 한다. 중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어떤 결론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젠 중국을 협력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노력도 보여줘야 할 때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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