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 내 몸 안아픈게 제일이여”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 내 몸 안아픈게 제일이여”
  • 영광21
  • 승인 2012.07.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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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경로당 / 묘량면

“농사철인데 들에 가서 일 안하시고 경로당에 모여서 뭐 하고 계세요. 혹시 집에 가서 아버님들께 핀잔 들으시는것 아니예요?” “아침에 나가 일하다가 집에 가서 밥 한술먹고 꽃단장 하고 다시 모였단께. 누가 우리한테 큰소리 칠 군번이나 된단가. 우리들 모다 빈틈없는 양반들이란께.”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지곤지 치장한 어르신들도 있고 나름 멋을 낸 어르신들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 그래도 내 몸 안아픈게 제일이다”며 점심직후 더위를 피해 건강교실이 진행되고 있는 묘량면 영양3리 당산경로당(회장 이현식).

이규헌 고택이 있는 당산마을은 역사가 깊은 마을로 옛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가 배어 있는 마을이며 이 고택은 전주이씨 양도공파 종가로 고종 32년에 건립된 유서깊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이처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당산경로당은 지난 1995년 건립돼 40여 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군에서 건강마을로 지정돼 어르신들이 건강체조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우리 마을에서 대통령보다 제일이다”는 어르신들의 칭찬에 부끄러움을 보이는 김사순 이장은 “겨울철에는 남자 어르신을 비롯한 마을주민 모두 모여 2명씩 당번을 정해 점심을 나누고 있지만 요즘엔 여자 어르신 중심으로 매주 목포대학교에서 지원하는 주2회 노인맞춤형운동처방서비스(강사 강윤례)와 군에서 파견하는 체조교실이 실시돼 일하는 틈틈이 건강을 챙기며 이를 통해서도 마을 단합을 나누고 있다”고.

또한 “매년 봄 마을 야유회와 단합행사에는 십시일반 도우며 주민들이 함께 해 소박한 시골마을이지만 서로 넘치는 인정만큼은 최고다”고 덧붙였다.

특히 묘량면 하면 떠오르는 철쭉동산이 마을입구부터 마을이 위치한 경로당 안길까지 조성돼 있어 봄철이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김사순 이장은 “묘량면이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1마을 1화단 가꾸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차례에 걸쳐 이곳 주민들이 5만원 10만원 등 십시일반 자금을 희사하기도 하고 마을자금으로 조성해 보람을 느낀다”며 어떠한 일에건 적극 동참해 주는 어르신들게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논농사를 비롯한 고추 등의 소규모 밭농사를 경작하며 소득을 일구는 시골 마을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당산경로당 어르신들이지만 푸념을 하기보다 서로 모여 즐거움을 나누고 있는 모습에 희망을 더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