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약방문이 없는 핵발전소 사고
사후 약방문이 없는 핵발전소 사고
  • 영광21
  • 승인 2012.07.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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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수명을 다한 고리 핵발전소 1호기가 다시 가동됐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숱한 반대를 하였음에도 막무가내로 가동했다. 한수원(주)과 한통속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 1호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재가동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년 설계수명을 다했지만 연장 승인을 받아 2008년부터 10년 동안 추가 운행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이 12분간 계속되었고 더구나 사고은폐 사실이 밝혀지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동중지 명령을 내린 발전소이다.

핵발전소의 안전은 우리 국민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고리 1호기에서는 사고은폐는 물론 부품 납품비리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일은 비단 고리 핵발전소에서만 발생한 일이 아니다.

영광 핵발전소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었다는 점이 지역민을 불안하게 한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을 생생히 지켜본 마당에 핵발전소 측에서 제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믿지 않는 실정이다.

고리 핵발전소 1호기의 안전성을 검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담당자도 발전소 설비상태는 이상이 없으나 안전문화는 한국의 몫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핵발전소의 설비가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운행을 담당하는 사람이 조금만 소홀하면 대재앙을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재가동을 승인했기 때문에 공은 이제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주)으로 옮겨갔다. 당장 반발이 거센 발전소 주변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술적인, 과학적인 안전성은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핵발전소 운영에 대한 불신이 아직 뿌리깊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핵발전소에 전력공급이 끊기면 즉시 백색경보를 발령해야 하고 15분 이내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핵발전소 사고는 관련계통을 무시한 채 한달 후에 술자리에서 우연히 사고 이야기를 들은 시의원의 확인 과정에서 밝혀지게 되었다.

전력공급 중단 때 비상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보고 누락이 중요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같은 사실이 한달 넘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모두들 입을 닫아 한달 넘게 사고를 은폐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해 온 국민과 주민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핵발전소 가동을 당장 중단할 수 없는 현실과 핵발전소를 수출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발전소의 안전은 국가적인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소의 관리를 맡고 있는 한수원(주)은 그 막중한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계기 시험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전력이 끊어졌다고 하니 더욱 불안한 것이다. 시험과정에서 예비발전기를 점검하지 않은 채 전원이 끊어질 수 있었다는 점 또한 기술적으로 안이한 대처였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영광 핵발전소 쪽은 비상시에 외부전원이 차단될 경우 냉각수 압력이 설정치보다 내려가더라도 발전기는 기동하기 때문에 심각한 고장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영광 핵발전소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발전기 스위치 위치를 변경하고 1986~87년 시험운영때 설치했던 기계식 비상발전기를 최첨단 전자식 발전기로 2015년까지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핵발전소의 사고는 사후 약방문이 있을 수 없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한 투명하고 열린 채널을 통해 온 국민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로 관리를 해야 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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