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내린 비는 그냥 비가 아니여. 꽃보다 이쁜 비란께. 아낙들 얼굴 좀 보소. 밭작물보다 더 활짝 피었단께”라며 농을 건네는 불갑면 안맹리 오룡경로당(회장 류기복 사진) 어르신들.
가뭄 끝에 내린 단비로 모종을 마친 후 경로당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들은 이왕 만났으니 점심도 해먹고 고도리도 한판 치고 쭈욱 쉬었다 가실 요량이다.
불갑면 선바위 옆에 위치한 오룡마을은 오사마을과 해룡마을의 앞 글자를 따 오룡마을로 불리우고 있다. 18여가구에 30여 주민이 모여사는 작은 시골이지만 마을 단합만큼은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렇게 모아진 경비는 마을주민의 복지뿐 아니라 2005년 불갑면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 150명을 초청해 노인위안잔치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모범이 되고 있다.
최영복 총무는 “주민 모두 연로해 농사짓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공동경작을 위해 ‘마을방송’을 하면 제 일처럼 모여 순식간에 일을 해내는 손길에 감사한 반면 해마다 해오던 마을잔치와 나들이를 못하고 있어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아쉬운데로 마을 분위기에 따라 여자 어르신들의 휴식을 위해 영광읍으로 마을주민 모두가 외식(?)을 다녀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농촌사랑1사1촌 자매결연기관인 대한주택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와 마을출신 향우 등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바쁜 농사철에 또 다른 위안이 되고 있다.
오룡경로당은 지난 4월부터 보건소와 연계한 ‘노인맞춤형 운동처방서비스’가 매주 화요일 2시부터 2시간 동안 실시되고 있다. 지금은 바쁜 농사철이라 잠시 쉬고 9월에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고도리’ 박사로 불리는 81세 진정순 어르신은 “뭔 박사는 박사여, 다 여기 경로당에 나왔다 배운 것이여. 겨울에는 화투도 하고 윷도 두면서 점심, 저녁까지 해먹고 놀다 간다”며 마을분위기를 대변한다.
또 “보건소에서 출장와 실시되는 운동교실도 앞장서 참여하고 있다”며 “얼마나 살지는 모르지만 한번 더 웃으면서 이웃과 함께 하길 바란다”는 바램이 소박하지만 소중한 일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