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도 슬픈 오누이 이야기
무섭고도 슬픈 오누이 이야기
  • 영광21
  • 승인 2012.07.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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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지(이형진 글·그림 / 느림보)

아들만 셋인 집 앞에 누군가 여자 아이를 버리고 간다.
가족은 딸을 얻은 기쁨에 끝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지중지 키운다.
특히 아기는 막내오빠 순돌이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집안의 가축이 죽어 나가자 아들들이 밤새 망을 보게 된다. 그러다 순돌이는 끝지가 황소의 뱃속에 손을 넣어 창자를 꺼내 씹어 먹는 걸 목격한다.

하지만 가족은 믿지 않고 순돌이는 쫓겨난다. 3년만에 돌아온 고향집엔 끝지만 남아 있다.
순돌이는 끝지의 정체를 듣고 슬퍼한다. 끝지는 순돌이를 잡아먹지 않고 사라지고 순돌이는 안타까움에 끝지를 목이 메도록 부른다.

이미 알고 있는 여우누이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다.

색감과 글의 진행이 차분하고 진지하다. 여백이 주는 공간은 끝지와 순돌이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는 여유를 준다. 서로를 죽이지 못하는 마음에 무서움보다 안타까운 아픔으로 다가온다.
조금은 색다른 우리의 옛 이야기로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

지선아<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