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 증상과 합병증
고혈압 - 증상과 합병증
  • 영광21
  • 승인 200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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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 정동성 원장 / 중앙내과
흔히 혈압이 높으면 머리도 아프고 뒷목이 뻣뻣하며 코피가 잘 나는 것으로 아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혈압이 아주 높으면 두통이 올 수 있으나 고혈압에 의한 두통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1∼2시간 동안 후두부에 두통이 오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후두부 두통과 뒷목이 뻣뻣한 증상은 대부분 경추에 문제가 있거나 스트레스, 긴장 등으로 경추근육이 굳어져서 발생한다. 또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코피가 날 수 있으나 대부분 혈압과 무관하게 코피가 나며 코피가 나면 자율신경 반사에 의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별다른 치료없이 오랫동안 방치해 이미 합병증이 생긴 경우는 합병증에 의한 증상이 올 수도 있지만 고혈압은 증상이 없이 조용히 찾아오며 우연히 혈압을 재보고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 5명중 한 명은 고혈압이 있으므로 아무 증세가 없어도 가끔 혈압을 재보는 것이 좋다.

그 외 고혈압이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만성피로 호흡곤란 부종 흉 시야흐림 등이 있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허혈성 심장병(심근 경색, 협심증) 망막 및 눈의 합병증, 말초신경장애 등 다양하고 치명적인 질환이 있다.

혈압이 높은 상태로 방치하면 전신에 동맥의 혈관 내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좁아져 혈액순환에 장애를 초래해 말초 조직에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오래된 수도관에 녹이 생겨 부스러기가 떨어지듯 혈관도 나이가 들면서 특히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혈전이라는 녹이 떨어져 나와 전신의 혈관을 떠돌다가 작은 동맥에 박히면 그 부위에 혈류 순환장애를 초래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이 고혈압의 합병증 중 가장 흔히 발생하며 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에 손상이 오는 병인데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것은 혈압이 높은 정도와 관계 있는 것이 아니라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얼마나 심한지와 관계 있다. 혈압이 높더라도 동맥경화가 심하지 않으면 뇌졸중은 잘 오지 않지만 동맥경화가 심하면 혈압이 많이 높지 않더라도 뇌졸중이 잘 오는 것이다.

그런데 동맥경화는 혈압이 높을수록 빨리 심해지고 혈압이 높은 기간이 길수록 더 심해진다. 또한 당뇨병 비만 유전적 성향 흡연 고지혈증 비활동적인 생활습관 등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다른 요소가 있으면 그 위험성은 훨씬 높아진다.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은 높은 압력을 이기면서 혈액을 뿜어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하게되고 심근은 비후가 오며 더 이상 동맥압을 견디지 못하게되면 심장이 차츰 늘어나 커지면서 호흡 곤란과 전신 부종을 유발하는 심부전에 이르게 된다. 또한 심근 벽의 비후와 심근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오면서 심근에 충분한 혈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심근 경색이 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과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고혈압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