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선생님~’하고 불러줄 때 보람 느껴요”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불러줄 때 보람 느껴요”
  • 영광21
  • 승인 2012.08.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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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핀

지난 2005년 9월 영광초등학교에 설치된 영광외국어체험센터는 주중에는 방과후 수업으로, 방학기간 동안에는 영어캠프를 열어 영광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8년간 근무중인 조세핀(44) 원어민 영어교사.

필리핀에서 대학교 방송과를 졸업하고 라디오 아나운서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녀는 1991년 친구들과 한국으로 여행을 와서 알게 된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게 계기가 돼 귀국후에도 연락을 계속하며 지내다 1994년 한국에서 취업해 컴퓨터 일을 하다가 홍농이 고향인 남편과 결혼해 1996년부터 영광에서 살기 시작했다.

2005년 당시 영광교육청에서 5번이나 연락이 와 원어민 영어교사가 된 그녀는 “가수 이선희씨 노래를 좋아해 테이프로 듣고 노래책을 보고 번역해 가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국생활에서 제사 음식이 제일 힘들다”는 그녀는 “요즘처럼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교실, 요리교실이 없던 때 한국말로 인터넷에 검색해 한국음식을 배웠다”며 “평상시 집에서는 필리핀 음식과 한국음식을 모두 준비하는데 큰 아들이 필리핀어에 관심이 많고 모국음식을 잘 먹는다”고 사랑스런 아들을 자랑한다.

그녀는 “2009년 <필리핀 어셈블리 인 영광>이란 모임을 결성해 한달에 한번 만나 소식을 주고 받으며 필리핀 음식도 만들어 먹고 힘들어하는 고향친구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더불어 “필리핀에는 160여개의 원주민언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필리핀 친구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영어나 따갈로그어가 공용어로 소통된다”고 설명한다.

영광외국어체험센터에서 어린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그녀는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접하게 해줘서 한 단어라도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문법보다는 생활영어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녀 자신 또한 교육프로그램을 배우려고 목포대와 광주대 등을 다니며 능력계발에 경주하고 있다.

무료로 원어민 선생님과 공부할 수 있는 영광외국어체험센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학기 시작 전에 영광교육지원청에 신청하면 된다.

그녀는 “영어 보조교사들이 일을 알만하면 바뀌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1년마다 근로계약을 맺는데 무기계약을 맺어 좀 더 안정된 분위기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간혹 길에서 학생들이 저를 보고 ‘선생님~’하며 큰소리로 불러줄 때 정말 기분이 좋다”며 “아들들을 위해 더 노력하는 엄마가 되겠다”는 다짐속에 몇년전 마련한 자동차에 아들과 함께 퇴근하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