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8년간 근무중인 조세핀(44) 원어민 영어교사.
필리핀에서 대학교 방송과를 졸업하고 라디오 아나운서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녀는 1991년 친구들과 한국으로 여행을 와서 알게 된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게 계기가 돼 귀국후에도 연락을 계속하며 지내다 1994년 한국에서 취업해 컴퓨터 일을 하다가 홍농이 고향인 남편과 결혼해 1996년부터 영광에서 살기 시작했다.
2005년 당시 영광교육청에서 5번이나 연락이 와 원어민 영어교사가 된 그녀는 “가수 이선희씨 노래를 좋아해 테이프로 듣고 노래책을 보고 번역해 가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국생활에서 제사 음식이 제일 힘들다”는 그녀는 “요즘처럼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교실, 요리교실이 없던 때 한국말로 인터넷에 검색해 한국음식을 배웠다”며 “평상시 집에서는 필리핀 음식과 한국음식을 모두 준비하는데 큰 아들이 필리핀어에 관심이 많고 모국음식을 잘 먹는다”고 사랑스런 아들을 자랑한다.
그녀는 “2009년 <필리핀 어셈블리 인 영광>이란 모임을 결성해 한달에 한번 만나 소식을 주고 받으며 필리핀 음식도 만들어 먹고 힘들어하는 고향친구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더불어 “필리핀에는 160여개의 원주민언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필리핀 친구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영어나 따갈로그어가 공용어로 소통된다”고 설명한다.
영광외국어체험센터에서 어린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그녀는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접하게 해줘서 한 단어라도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문법보다는 생활영어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녀 자신 또한 교육프로그램을 배우려고 목포대와 광주대 등을 다니며 능력계발에 경주하고 있다.
무료로 원어민 선생님과 공부할 수 있는 영광외국어체험센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학기 시작 전에 영광교육지원청에 신청하면 된다.
그녀는 “영어 보조교사들이 일을 알만하면 바뀌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1년마다 근로계약을 맺는데 무기계약을 맺어 좀 더 안정된 분위기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간혹 길에서 학생들이 저를 보고 ‘선생님~’하며 큰소리로 불러줄 때 정말 기분이 좋다”며 “아들들을 위해 더 노력하는 엄마가 되겠다”는 다짐속에 몇년전 마련한 자동차에 아들과 함께 퇴근하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