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를 통한 깨달음 ‘귀중분재’로 승화
분재를 통한 깨달음 ‘귀중분재’로 승화
  • 박은정
  • 승인 200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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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문화예술인 59 - 분재가 전호일
분재란 대자연의 축경미를 즐기는 것으로 자연이 수십, 수백년에 걸쳐서 만들어 놓은 아름다움을 인간이 짧은 시간에 분 위에 표현하는 예술인 것이다. 이런 분재의 아름다움을 31년간이나 가꿔온 전호일(48)씨.

“흔히 분재라고 하면 키우기 어렵고 비싸며 잘 죽는 것으로 인식돼 있지만 그것은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없이 자연을 즐기려는 편협 된 자세에서 나온 결과라고”말하는 전 씨는 “분재 가꾸기가 쉽다고는 할 수 없지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분재를 키워 나간다면 분재를 잘 가꾸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씨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그림과 더불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음악인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로 고등학교를 중퇴하며 방황의 날들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그때 우연히 분재를 접하게 됐고 분재에 대한 여러 분야를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밖으로 떠돌며 마땅히 정착을 못하던 그는 25세 되던 해 광주에서 박무길이란 스승을 만나 분재재배의 모든 것을 사사 받으며 분재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 씨는 “아름다운 분재란 창의적이고 심미안적 예술감각이 잘 살아 있어야 한다”며 “물질적인 평가보다는 예술적 가치에 중심을 두고 분재를 만들어 나가야 가장 훌륭한 분재가 탄생된다”고 분재재배의 기본정신을 밝혔다.

묘량 신천리가 고향인 그는 현재 영광초등학교로 통합된 묘량초등학교 뒤에서 분재를 가꾸다 얼마 전 삼학검문소 뒤로 터를 옮겨와 분재를 재배하고 있다. 그의 3000여평의 분재농장에는 송백류 잡목류 유실수 화목류 등 다양한 소재와 수준 높은 완성목들이 400여점 소장돼 있다.

전 씨는 기술적인 자질과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인정돼 88올림픽, 대전엑스포 등 세계적인 행사에 분재를 주제로 한 연출을 담당했고 광주·전남에서 펼쳐지는 큰 행사에도 참여해 분재를 전시했다. 또 각종 전국분재대회에 작품을 출품해 큰 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전국농업기술센터를 순회하며 분재 교육을 실시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분재인’으로 명성을 날리며 그의 예술적 가치를 크게 인정을 받고 있다.

영광분재협회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분재관련 서적과 도구 등 분재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
비하고 분재의 대중화를 위한 지도 편달도 아끼지 않고 있다.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분재를 만들기 위해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분재만을 연구하며 외길인생을 걸어온 전 씨는 변함없이 그 길을 걸어 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또 여건이 허락된다면 분재인이 분재를 직접 관리하는 분재미술관을 개관해 분재의 어떤 소재라도 자연을 그대로 느끼며 역사가 그대로 보존된 명목으로 만들어 특별한 가치와 예술의 혼이 담긴 작품으로 오랫동안 남겨지길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