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로서 부담감이 커졌지만 골프가 마냥 재밌죠”
“프로선수로서 부담감이 커졌지만 골프가 마냥 재밌죠”
  • 영광21
  • 승인 2012.11.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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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호에 이름 올렸던 박성국 골프선수 지금은…

10년전 전라남도협회장배 학생골프대회에서 많은 중·고 선수들을 물리치고 이틀 연속 73타로 우승을 차지해 2002년 10월23일 본지 창간호에 소개됐던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박성국(25) 학생골퍼.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그 길을 계속 걷고 있을지 아니면 다른 길로 접어들었는지…. 예상외로 답은 간단했다. 프로골프 선수로 입문해 활동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골프를 시작한지 4년째인 중학교 2학년때부터 고교 2학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다 2007년 대학 1학년때 KPGA 프로골프선수로 전향해 전국 경기에 참가하고 있는 것.

영광읍 연성리에서 북문주유소를 운영하며 아들과 함께 1달간의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박 선수의 아버지 박용윤(53)씨를 만나 아들의 근황을 들어 보며 박 선수와도 어렵사리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부친 박용윤씨는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던 성국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어했다”며 “그런데 아는 형이 골프를 배운다는 소식을 듣고 본인도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한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박성국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이 끝날 무렵 처음 골프채를 잡게 됐다.

박 선수 부친은 “해룡중 3학년때인 2003년 우승 2회, 해룡고 2학년이던 2005년 충남에서 열린 MBC배 골프대회를 생방송으로 TV로 중계했는데 중·고등부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아 종합우승을 했던 아마추어선수 시절 우승의 기쁨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그는 또 “축구나 배구 같은 단체종목은 감독과 코치들이 경기에 함께 다니지만 골프와 같은 개인종목은 레슨교사인 프로선수가 동행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많아 제가 함께 이동하며 생활한다”며 “경기가 있는 3월부터 10월까지 성국이와 함께 움직이고 있어 주유소를 이용하시는 단골손님들께 미안함이 앞선다”고 술회한다.

지난 한달간 4개 대회에서 일정 상금도 획득하며 잠시 휴식중인 박성국 선수는 “20살때인 2007년부터 전국시합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경기도에서 연장전까지 가 준우승을 했던 때가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이다”며 “그 때는 아버지가 캐디를 해 주셨는데 아버지와 함께여서 든든하고 좋았다”고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 긴장감과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 가족이 함께 있어 좋았던 기억을 들려준다.

올해 들어 잠시 주춤하고 있는 박 선수는 “요즘 꾸준하지만 특출한 우승이 따르지 않는 저의 모습을 아버지가 다 보고 계시니까 신경이 쓰이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며 “프로선수는 상금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적을 잘 내서 상금을 많이 수상해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편안한 삶을 사시도록 하고 싶다”는 바램을 전했다.

박 선수는 “골프가 마냥 재미있어서 1등을 해야지보다는 시합하면서 긴장하는게 재미있었는데 프로선수가 되니까 부담감이 커졌다”고 한다.

이에 부친 박 씨는 “중년까지 꾸준히 시합에 나가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에 레슨코치로 나서도 되고 그 때부터 여생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로 더 큰 선수로 도약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힘을 불어넣고 있다.

박 선수는 “요즘 너무 성적이 안 나와서 저를 알고 있는 영광지역 팬들에게 앞으로 더욱더 잘해서 보답하고 싶다”며 “<영광21>신문 창간 10주년을 축하드리며 지금도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고지역팬들과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학생골퍼에서 프로골퍼로 성장한 박성국 선수. 10년 뒤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박은희 기자 blessto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