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인형의 행복(가브리엘 뱅상 글·그림 / 이정기 옮김 / 보림)

“길을 잃어 버렸니? 누가 너를 버렸어? 나하고 가자. 우리 집에선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어.”
너덜너덜 더럽혀지고 눈알이 빠지고 귀가 한개 밖에 없어도 괜찮다. 목이 삐뚤고 온 몸에서 시궁창 냄새가 나도 괜찮다. 할아버지의 정성스런 손길로 새로 태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할아버지는 길에 버려진 곰 인형을 주워 집으로 가져 와서는 깨끗이 씻기고 정성껏 이곳저곳을 고쳐준다. 할아버지 집에 모인 곰 인형들은 버림받은 상처로 아파하고 주인이 보고 싶은 그리움으로 슬프다. 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다독이고 할아버지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다시 행복을 찾는다.
가브리엘 뱅상은 연필과 목탄으로 그린 데생으로 인생을 담담히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무의식적인 행동에서 삶의 진실을 찾아 반성하게 하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곰 인형을 버린 주인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를 보며 버려진 상처가 얼마나 아픈가를 경험하고 변하지 않는 사랑이 무엇인지 배운다. 지금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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