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21시론 - 김세환 / 본지기획팀장
조금 있으면 추석을 맞아 한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과 일가친척 친구들이 모이게 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많게는 수십시간에 걸친 귀성전쟁이라는 난문을 뚫고 찾는 고향은 언제 보아도 어머니의 품과 같은 정겨움과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바로 고향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신적 물질적 기반이 잡히게 되면 가족과 자신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향에 대한 생각을 저마다 갖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봅니다. 여력이 허락하는 한 도움을 주고 싶고, 뭔가 베풀어야겠다고 마음 한켠에 생각을 하는 것은 수구초심의 마음일 것입니다.
또한 지역에 남아 고향을 지키고 있는 많은 원주민들도 향우들이 잘되기를 희망하고,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것은 이웃사촌간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 좋은 일이 있다면 자신의 일마냥 기뻐할 것입니다.
요몇년 핵폐기장 문제로 인해 고향인 이곳 영광이 알게 모르게 친척간 이웃사촌간 아픔을 겪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하는 애향심의 발로이기도 하고 극히 일부에서는 떡고물을 생각한 이기적 발상에서 비롯되기도 했습니다.
농촌사회의 피폐화속에서 서로 머리를 짜내고 미래로 향해 나아간다고 해도 부족할 상황에 겪은 지역 내부사회의 갈등은 유무형의 피해가 컷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일부 향우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말이 들립니다.
외견상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본질은 핵폐기장 유치 일환으로 몇몇 인사들이 주축이 돼 원자력시설의 견학을 하는 등 알게 모르게 향우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다 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기저에는 몇몇 인사들의 행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에 고향에 도움을 주고 싶지 않은 어느 향우가 있겠습니까? 고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마음이 컷다면 그게 바로 이유일 것입니다. 좋은 일로 고향이 언급되고 한다면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향우들은 가슴 뿌듯할 것입니다. 반면에 좋지 않은 일로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땐 본인의 일이 아니어도 서글픔과 비통함 등 만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지금 무척 힘든 시기입니다. 향우사회건 지역사회건 경제적으로 IMF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일상화됐습니다. 이를 보고 어떤 이는 ‘고난의 행군’이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힘든 시기이지만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친구 선·후배 등 많은 이들이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고향은 항상 어머니처럼 포근하기에 짧은 시간이나마 애틋한 정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향우에게는 고향이 있고, 고향에는 손에 잡힐 듯한 따스한 정이 있습니다. 편안한 명절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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