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전담교사 확대, 획일적 일제고사 철회"
"교과전담교사 확대, 획일적 일제고사 철회"
  • 김광훈
  • 승인 200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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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전교조 영광지회 채형렬 사무국장
전교조 영광지회(대표 김옥만 영광실고)가 초등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며 영광 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1인 피켓 시위를 전개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지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채형렬 전교조 영광지회 사무국장을 만나 이번 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채형렬 사무국장은 "교과 전담교사 확대,전국단위의 획일적 일제고사 철회,교장 선출 보직제 즉각 시행은 초등 교육 개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처"라며 "군민의 깊은 관심과 교사들이 거리에 나선 현실을 보아 달라"고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5일부터 일주일간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3일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차원에서 서울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하는 이유를 말해달라
학교에 있어야할 교사들이 거리에 나서게 된 현실이 개인적으로도 무척 안타깝다. 일선 학교에서 우리의 정당한 목소리가 묵살돼 버리는 상황과 이렇게라도 영광 군민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호소해야 되는 사안의 시급성 중요성을 봐 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주장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는 교과수업 이외에 여타 업무 잡무까지 하면 주당 30시간이 넘는 교육과정을 초등학교에서 교사 1명이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은 개별 선생님들의 의지를 벗어나 질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게 한다. 실제 초등교사들 대부분은 교재 연구시간이 단 한시간도 없을 정도이다. 우린 그 해결방안으로 교원정원 충당및 교과 전담교사 확대와 질높은 교육 연구를 위해 기준수업 시간을 주당 19시간으로 법제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교육부에서 시행하려는 전국단위의 획일적 일제고사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이는 자율성 및 창의성 향상이라는 7차 교육 과정의 기본 정신과도 어긋나며 더불어 각급 학교는 과당경쟁과 성적에 의한 서열화 그리고 학생은 혹독한 성적 경쟁과 학우들간 우월감 열등감 조성 등 수많은 폐단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장 1인에게 편중돼 있는 제왕적 권위와 독선을 막고 학원 민주화의 조취로 교장 선출 보직제 즉각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일선에선 10월 시행 예정인 일제고사를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 방법중 하나일 뿐이며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 잣대이고 실력향상을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는데
물론 그러한 측면을 부정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훨씬 크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에 덧붙이자면 일제고사의 결과는 그대로 학교장 및 일선 선생님들의 승진 인사에 반영된다. 이는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선생님의) 애정과 사랑이 치열한 성적 몰이로 바뀌는 왜곡과 경직된 학교를 낳게된다. 어느덧 우리 아이들은 시험 결과를 가지고 모든걸 평가하는 잦대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을 초등 저학년부터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교장 선출 보직제 또한 성급한 주장이라는 견해가 있다. 교사들에 의해 교장이 선출되면 학교가 선거판화 되고 선생님들간 편가르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또 학교 운영위 등 이미 존재하는 제도적 틀 속에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그런 폐단이 걱정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린 지방자치제라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화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우리가 주장하는건 근본적 개혁을 이루고 그에 따른 부수적 문제는 차후 풀어갈 과제로 두자는 것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보여지는 이 사회의 거울이다. 교내 인사, 예산운영, 근무성적 평점에 이르기까지 교장 1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주어져있고 이는 특히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임무를 벗어나 승진 경쟁, 줄서기 등으로 내모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자란 학생들이 어떻게 되겠나? 또한 학교마다 편차는 있지만 학교 운영위 및 교직원 협의회가 본 기능이 상실돼 버린 상황에서 학교 민주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이뤄져야할 상징적 요구인 셈이다.

1인 릴레이 시위는 지역에선 드문 일이다.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이 좀 알려달라. 솔직히 전교조 영광지회의 힘만으론 많은 것이 부족하다. 한가지 분명한건 사랑하는 제자들이 주장의 요지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으로 '힘내세요. 우리도 함께 할께요'라고 할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영광 군민과 학부모 및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고 한다. 바로 교육이 이 나라와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교육 개혁이 하루 아침에 또 몇몇 사람의 힘만으로 이루어 질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군민 여러분이 부디 깊은 관심 가져 주시고 저희 또한 쉽지 않지만 지금의 작은 발걸음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