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통해 정신문화 창달 일익도모
차를 통해 정신문화 창달 일익도모
  • 김기홍
  • 승인 200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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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다인회
“다도란 차생활을 통해서 얻어지는 깨달음의 경지이지 차생활의 예절이나 법도 그리고 차를 끓이는 행다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차를 대접하는 예법이요, 차 끓이는 방법일 뿐이지 결코 다도는 아니다.

숙달된 차생활로 법도에 맞도록 잘 울궈낸 차를 마시면서 느끼는 현현한 아취가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묘경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해서 다도라고 했다.” - 석용운 스님 저 ‘차생활 입문’중에서

다인회(회장 이광천)는 이처럼 차를 대하는 예법을 익히고 차 마시는 것을 즐기고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모임의 이름처럼 차(茶)와 사람(人)이 하나되는 듯 하다. 차처럼 맑은 사람들이 모여 차에 대해 얘기하며 우의를 다지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처음엔 1주일에 한번 모였으나 지금은 2주에 한번씩 만나 회원들의 가정을 돌아가며 차를 마시고 얘기도 하며 차에 대해 서로 가르침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 94년 지존파 사건 직후 황폐해진 민심과 영광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해 보고자 창립한 다인회는 이 지역 정신문화 창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차와 그 정신을 찾아 실용차를 우리의 생활속에 수용해 문화적 확산을 도모함과 동시에 문화의 진정한 기틀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인 다도를 통해 선인들의 지혜를 배워 오늘에 되살림으로써 나아가 문화의 형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들로부터 다도 및 다예에 대해 배운 사람이 학생을 비롯해 유치원교사, 주부등 족히 천명은 넘는다고 한다.

이광천 회장은 “영광지역의 차 문화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라며 “이정도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다인회 회원들의 공이 큰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28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주로 부부가 같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가을 불갑사에서 등산객과 참배객들을 상대로 무료 시음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봄에는 직접 차를 만드는 제다를 하고 실외에서 열리는 군민의 날 행사에도 참여해 차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행사를 보며 “지역민들도 좋아하지만 외지인들도 매우 만족하고 영광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고 돌아가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녹차의 종류에 대해 묻자 이 회장은 차분히 설명해 나간다. “녹차는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뉘며 우전은 곡우 전에짠 눈꼽만한 새순으로 우전 다음으로 쳐준다”는 등 녹차에 대한 설명이 끊이지 않는다. 다도라는 말이 왠지 무겁고 일본이 떠오르기는 하나 이 말은 원래 고려시대부터 ‘다도’ 또는 ‘다선일미’라고 전해져 온 말이라 한다.

이들은 “차를 마심으로써 차의 성품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도를 깨닫는다”며 “폼을 잡는 것이 아니라 형식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고 한다. 차를 마시는데 거추장스러운 것은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를 느낀다는 것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차라며 차마시는 시간이 좋은 것은 차를 마시면 마음이 가라앉고 가족들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시에 몸과 마음이 지쳐 그냥 편안히 쉬고 싶을 때 무거운 짐 내려놓고 맑은 차 한잔에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