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애환이 깃든 연탄으로 추운 겨울이 따뜻해요”
“추억과 애환이 깃든 연탄으로 추운 겨울이 따뜻해요”
  • 영광21
  • 승인 2012.12.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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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읍 남선연탄 영광교촌점

자신의 몸을 불살라 추운 겨울 얼어붙은 서민들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던 연탄.

연탄은 또 우리들에게 설날이 지나 남은 가래떡과 쑥떡을 구워먹기도 하고 학교에 신고 갈 운동화를 말리다 태워먹는 등 아련한 추억들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특히 겨울철 빙판길에 미끄럼을 방지하는데 연탄재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코 흘리게 동네 친구들 끼리는 서로 편을 나눠 연탄재 던지기 놀이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시절도 있었다.

또 연탄 보일러는 온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밤새 식구들이 꽃을 피우고 남다른 가족애와 정을 더 느끼게 한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해 현재 연탄을 이용하는 가정이 극히 드물고 연탄 사업도 사양길에 접어들고 말았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섬과 적은 분량의 주문도 마다하지 않고 배달해 주고 있는 연탄 직매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광읍 교촌리 천주교 영광성당위 호남화물 인근에 소재한 남선연탄 영광교촌점(대표 최장운·67, 조양순·64)이 바로 그곳.

따뜻한 정과 삶의 애환 깃든 연탄
최씨 부부가 함께 연탄 배달을 해 온지도 벌써 30여년째에 이르고 있다.
2남2녀의 자녀를 둔 최씨 부부는 연탄배달 하나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장녀와 차녀도 출가시켰다. 현재 공부하는 두 아들에 대한 뒷바라지 역시 연탄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귀띔하는 최씨 부부.

최씨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영광에 소재한 한 회사에서 봉급쟁이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 부인 안씨가 대출을 포함해 돈을 마련해 3,000여만원을 들여 연탄 직매장 사업자를 내 회사로부터 연탄을 받아 파는 것을 돕다가 급기야 회사를 정리하고 최씨도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작 처음에는 하루에 2.5t 용달차로 1~2대 분량의 연탄이 팔린 적도 있었다”는 최씨 부부는 “연탄 하나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키워왔기에 무엇보다 고마운 존재다”고 연탄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 연탄사업 자체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는 바람에 당초 사업자를 내기위해 들어갔던 3,000만원중 2,000만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이에 아랑곳 않고 오로지 애들을 교육시키고 먹고 살기 위해서 연탄 배달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굳건하게 해오고 있다. 또 여기에는 서민들의 따뜻한 정과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기에….

고객이 주문하면 무조건 배달 OK
연탄 주문이 들어오면 이들 부부는 영광 관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가고 있다.

최 대표는 “최근 낙월도에서도 500여장의 연탄 배달이 있어 그곳까지 간 적이 있었다”면서 “운반비나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당장의 이익을 떠나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배달에 나선다”고 전한다.

최씨 부부는 “연탄 몇장이라도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에 무엇보다 보람이 있다”며 “특히 독거노인 등 어려운 가정이나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연탄을 배달해 줄 때면 왠지 모르게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껴 아직도 일손을 내려 놓지 못하고 있다”는 이들 부부.

최씨 부부는 “법성을 포함해 관내에는 현재 4곳이 성업 중인데 일부 매장에서 가격을 싸게 내는 바람에 판매에 어려움에 따르기도 한다”며 “같은 업종끼리 다투지 말고 웃으면서 즐겁게 영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최씨 부부는 각 가정마다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가 일반화돼 갈수록 주문이 줄어들고 있지만 연탄 배달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돈보다 가치가 큰 연탄에서 피어오르는 진솔한 삶의 애환 그리고 따끈한 사랑이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061)351-4352, 010-8944-4352.
허광욱 기자 hkw8993@yg21.co.kr 

 

인터뷰 최장운·조양순 <남선연탄 영광교촌점 대표>


“친절하게 관내 어디든지 배달에 최선”

연탄으로 가동되는 연탄보일러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오래도록 따뜻한 게 장점이다.
특히 생선 등을 연탄위에서 요리하면 제맛이 난다. 연탄에 한번 맛들인 사람들은 기름보일러 보다 연탄보일러를 선호한다.

특별히 우리 매장에선 연탄보일러를 전문적으로 설치하는 곳도 연결해 주고 있다. 기름값도 만만치 않는 요즘, 연탄으로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저희 남선연탄에선 고객이 원하시면 친절하게 어디든지 배달해 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