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인연 맺어”
“영광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인연 맺어”
  • 영광21
  • 승인 2012.12.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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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꼬<동화구연가>

한달에 1번씩 지역아동센터나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 방문해 동화구연자원봉사에 주력했던 노리꼬(47) 동화구연가.

일본 북해도가 고향인 노리꼬씨는 학교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다 1993년 한국으로 와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남편 직장을 따라 1996년 서울에서 영광으로 이사온 그녀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영광공공도서관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배움의 기회를 갖다가 동화구연도 접하게 됐다.

노리꼬씨는 “처음에는 수강만 하다가 일본그림책을 가져와서 ‘한국말로 읽어보라’고 하시더니 ‘동화구연대회에 나가보자’는 선생님의 지도로 동화구연 자격시험까지 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녀는 “선생님께서 아이를 대하듯 저를 가르쳐 주셨고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셨다”며 “어른이 봐도 좋은 그림책을 많이 소개해 줘 교회 주일학교에서 활용해 보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즐거웠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녀는 “발음이 정확하게 안돼 모임을 진행하며 제일 어려웠던 점이 ‘말하기’였다”며 “재밌게 이야기하는 것과 분위기를 잘 이끄는 점도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노리꼬 동화구연가는 “고향인 일본 북해도는 눈이 많이 내리고 겨울이 길어 1달 정도만 여름이다”며 “친정 부모님들이 연세가 많아 1년에 1번씩은 아이들과 함께 친정을 방문하는데 남편이 많이 배려해 줘 항상 고맙다”고 전했다.

그녀는 “한국은 너무 덥다. 그래도 좋다”며 “자기가 사는 곳, 가족이 있는 곳이 최고이고 생활하다 보면 부모님과 주변 분들이 잘 해주시기 때문에 별 어려움없이 잘 생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광으로 들어와 7년간 이곳에서 살다가 지난 8월 경주시로 이사간 그녀는 “영광에 있을 때 한국분들과 친하게 지낼 기회가 있어서 좋았고 잘 대해 줘 평생 잊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초등 4학년과 3세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녀는 “8년 차이가 나는 둘째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 반응이 좋다”며 “이곳에서 다른 아이들한테도 책을 맛깔스럽게 읽어주고 싶은데 아직은 여력이 안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활동하고 같이 생각하고 같이 다닐만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노리꼬씨는 그동안 영광에서 즐겁고 보람있게 지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경주에서 열심히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한국땅에서 한국인처럼 재탄생하고 있는 노리꼬씨의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