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노인부녀회에서 자발적으로 음식 장만”
“올해부터 노인부녀회에서 자발적으로 음식 장만”
  • 영광21
  • 승인 2012.12.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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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읍경로당 <군서면>

길을 찾아 나서다 잠시 지나쳤지만 지름길로 바로 찾아가는 운전자의 경륜을 느끼다 어느새 도착한 곳은 군서면사무소 근처에 위치한 마읍경로당(회장 김봉섭·70 사진).

이곳 마읍경로당은 여자어르신이 많은데 회원이 84명이나 된다.

마읍경로당에서는 정기총회를 1년에 2회 열고 수시로 임시총회를 하고 있다. 회비는 1인당 2,500원~1만원까지 성의껏 모으고 있는데 8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는 올해부터 노인부녀회에서 자발적으로 음식을 장만해 식사나눔을 하고 있다. 또한 좁은 주방과 방을 경계짓는 벽을 허물어 넓은 주방에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어르신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방안에서 화장실로 바로 갈 수 있도록 보수할 계획도 있다.

정부에서 경로당에 1년에 20㎏쌀 7가마를 주는데 이곳 경로당은 회원수가 많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곳에선 당번을 정해서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데 음식을 준비하는 양이 많은 편이다. 식당 당번들은 평생 김치를 드셨던 회원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영양가 있고 변비예방에 좋은 식단을 매번 고민한다.

경로당 한편에서는 보라색 바지를 가운데 놓고 둘러앉은 어르신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서로 바지를 입어보기도 하고 그 모습에 한마디씩 농담을 던지며 웃기도 한다.

김판봉(81) 어르신은 “79세 때 경운기 사고로 농사를 더 이상 짓지 못하고 사고후 4개월동안 피를 빼내는 등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도 경로당을 찾으신다.

이곳 어르신들은 한목소리로 “설거지만이라도 해줄 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군서면쌀전업농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 7월부터 마을 이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는 김치윤(58) 이장은 “자녀들에게 ‘부모가 함께 살 때는 시골에서 살더라도 한분만 남게 되면 자식들이 책임져주라’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여기저기 아프고 온 몸이 종합병원인디 아직 마음은 병들지 않았어”라며 환하게 웃는 어느 어르신의 말 한마디에 몸보다 마음이 병들기 쉬운 요즘 같은 세상에 경로당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서로 어울리며 즐겁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온다는 올해 겨울, 서로의 따뜻함으로 더욱 의지하며 건강하시길 바래본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