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애로 찾아서 해결하는 후배들 기대”
“농민들 애로 찾아서 해결하는 후배들 기대”
  • 영광21
  • 승인 2013.01.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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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옥 / 전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소장

공직생활 40여년간 농민들과 함께하며 농민들을 위해 일했던 영광군농업기술센터 김장옥(65) 전 소장. 그는 2005년 7월부터 2011년 퇴직할 때까지 오랫동안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맡아 일했다.

퇴직후 수지침과 서예를 배우고 있다는 김 전소장은 “아내가 건강이 좋지 않아 도움이 될까하고 배웠는데 참 어렵더라”며 쑥스럽게 웃는다.

백수읍 출신인 김 전소장은 농부의 아들로 자라 광주농고를 졸업하고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동생도 백수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김 전소장이 농업기술센터에 재임하던 때 1년에 50일 정도는 동생이 일하는 논밭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이때 동생과 함께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농민들을 위해 항상 고민하며 농기계 대여사업, 건강관리실 설치, 사료보리보급화 등에 힘써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전소장은 “우리 영광은 보리를 많이 생산하는데 소비자들의 보리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 생산농가와 수매하는 나라의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고민 끝에 사람들이 미쳤다고 해도 내 논에 처음으로 사료보리를 심었다”고 말했다.

사료보리란 보리가 80% 정도 익었을 때 베어 발효시켜서 소나 돼지의 사료를 만드는 것으로 영광의 청보리한우도 이 사료를 먹여 키운다. 현재는 사료보리가 많이 보급돼 예전처럼 해외에서 소 먹이를 사오는 일도 적다고 한다.

사료보리로 수입비용이 절감되고 국내산이라 안전해 농민도 나라도 모두 좋다고 열심히 설명하는 김 전소장에게서 아직도 식지않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 전소장은 또 농가부채의 원인중 하나인 고가의 농기계 구매문제를 해결하고자 농기계 대여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일에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는 “농기계가 비싼 것은 1억이 훨씬 넘는데 1년에 몇번 쓰려고 빚을 지고 사서 언제 빚을 다 갚고 흑자를 내겠나 고민했다”며 “그래서 한수원과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작업부착기를 사서 농민들에게 빌려줬더니 호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시작한 사업의도와 다르게 쓰이기도 하고 임대수익만 으로는 장비 수리비가 부족해 기계의 50% 정도가 창고에 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재임 시절에 열심히 일했는데 미완성의 사업이 많아 아쉽다는 김 전소장. 그는 “힘은 없지만 앞으로도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공직 후배들에게 “현장을 직접 뛰어 농민들 애로를 찾아서 해결해 주길 바라고 항상 옆에서 돕겠다”고 당부했다.

몸은 비록 공직을 떠났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농촌과 농민들 속에 있는 김 전소장과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어려운 지역농촌을 그나마 헤쳐나가게 하는 듯 싶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