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
사면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
  • 영광21
  • 승인 2013.02.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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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특별사면이 강행됐다.

예상대로 이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전방송통신위원장과 친구인 천신일 회장 그리고 박희태 전국회의장 등이 포함됐다. 모두 권력형 비리로 법의 심판을 받은 인물들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면이 법과 원칙에 입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사면을 지켜본 국민들의 다수는 분노했다.

얼토당토 않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을 보고 허탈감은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다.

사면권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그렇다고 국민 정서에 반하여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면은 법의 한계를 인정해 이를 바로 잡도록 최고 권력자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그리고 그 고유권한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것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비리를 저지른 자신의 멘토, 친구, 측근들에게 사용한다면 결코 온당한 권한행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측근들에 대한 임기말 사면권 행사가 이번 정부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는 2009년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의 임기중 특별사면은 없다고 스스로 밝히기까지 했다.

여기에 최시중 위원장과 천신일 회장의 형이 확정된 지는 두달도 채 지나지 않았고 두사람의 형 집행률 또한 47%, 31%로 형량의 절반도 채우지 않아 이번 사면은 사면이 아니라 집단 탈옥이라는 비아냥까지 떠돈다. 이번 특별사면에는 친박인사와 용산사건 수감자도 포함돼 있다.

국민대통합이라는 그럴싸한 수식어를 붙여서 측근 사면을 위해 끼워 넣기를 한 것이란 점은 누가 보아도 역력히 알 수 있는 어설픈 짓거리이다.

이번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 개정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정치권 분위기로 볼 때 어렵지 않게 통과될 전망이다.

이번에야말로 더 이상 사사로움이 낄 자리가 없는, 그래서 공공의 이익만을 위한 사면권제한법 개정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로부터 국가에 따라 요구되는 통치술은 내용을 달리한다. 사면권이 그 하나다.

사면권은 권력자 스스로의 위엄을 세우고 백성에겐 자비를 베푸는 통치술의 핵심 카드였다. 죄를 용서해 형벌을 면제해 주는 사면권은 군주의 특권적 시혜 즉 은전권恩典權이었다.

현대적 의미로 따지면 사법권 독립의 예외적 조항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79조도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사면권의 정당성에 대해서 논란이 뜨겁다. 반대론자들은 사면권 자체가 군주시대의 유물이니 박물관으로나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3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날뿐더러 대통령의 권한을 기형적으로 키워 법질서를 혼란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친인척이나 측근의 죄를 사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이라는 명분을 얹어 개인의 권리를 남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많다. 대통령 사면권을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찬성론자들은 사면권은 헌법에 보장된 엄연한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반박한다. 권력남용 소지가 큰 현재의 사면권은 법이나 제도로 명문화해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명분만 가지고 사면권을 남발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사면권을 더 이상 남발할 수 없게 하려면 입법부인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다지 기대하는 바가 없긴 해도 국회의 몫이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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