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DNA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승려이자 미국 대학의 교수인 혜민 스님은 행복은 가족, 친척,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의 좋은 관계 속에 존재한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 하버드대학 크레스텐 교수는 “가족의 애정 넘치는 지속적인 관계는 인생에서 희열의 원천”이라고 했다. 건강한 가정에는 본질적으로 유대감이 끈끈한 가족이 존재하고 가족사랑과 가정교육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낮은 출산율 그리고 혼인율의 감소와 이혼율의 증가는 핵가족화와 나 홀로 엄마, 아빠의 불안정한 가정을 만들고 이는 마침내 가족사랑과 가정교육의 부재를 초래할 뿐 아니라 가정의 중요한 기능을 잃게 하고 있다.
20년간 황혼이혼 5배 증가
최근 20년 사이 황혼이혼자의 수가 5배로 늘고 있다, 전체 이혼자수의 20%는 황혼이혼자이며 그중 80%가 여성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답답했고 얼마나 힘들었으면 긴 세월 쌓아온 고운정 미운정 모두 끊고 이혼을 선택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노예와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할머니의 바람이 실천으로 옮겨진 것이다. 미국 4대 대통령이자 독립선언문을 발표한 토머스 제퍼슨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가족의 품속에서 보낸 얼마 안되는 시간이었다”라고 한 말은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세상의 부와 명예를 한 몸에 지니고도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 때문에 일생을 불행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영웅 나폴레옹, 대문호 톨스토이, 미국 대통령 링컨의 부부 이야기는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의 아픔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부부실력은 학력·지위와 상관없어
‘부부실력(부부지수)이 곧 행복 지수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부부실력이란 부부가 함께 잘놀 수 있는 실력이다. 부부실력을 높이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 능력, 마음의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능력, 상대를 배려하는 능력, 사랑을 표현하는 능력 등을 높이는 것이다.
부부실력(부부지수)은 학력과 사회적인 지위와는 상관도가 낮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 가정에서 폭군으로 돌변하는 사례는 너무 많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좋은 부모의 관계를 보고 느끼며 기억속에 저장한다.
사랑표현이 많고 부부관계가 원만한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는 부모를 롤 모델로 삼아 삶의 방향을 행복하게 설정한다. 따라서 좋은 부부관계는 자녀에게는 최고의 교육환경이요, 행복한 유산이 된다.
남성과 여성의 생리적, 심리적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따라서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임상 심리학자인 윈러드 하리 박사는 아내가 남편에게 기대하는 욕구를 애정표현, 대화, 성실, 경제적인 안정, 아이들과의 교류라고 했다. 그리고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하는 욕구는 성적 욕구 충족, 놀이 동무, 매력적일 것, 자상한 내조, 칭찬해 주는 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욕구는 부부이기 때문에 서로 요구할 권리가 있고 또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남성과 여성 심리 차이 상상 이상
특히 남편과 아내의 첫번째 욕구이기도 한 부부의 원만한 애정 표현과 성관계는 부부관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부는 애정과 성을 함께 만족하고 싶어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생각에 차이가 의외로 커서 결코 쉽지 않다. 남녀별 애정과 성의 관심도는 여성이 7:3이었다면 남성의 경우는 3:7로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여성은 애정에서 성으로, 남성은 성에서 사랑으로 라는 우선순위에 차이는 가끔 부부관계에 심각한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 부부의 성생활 만족도(2006년 세계일보 자료)는 프랑스 남 92%, 여 80%와 미국 남 78%, 여 65.3%에 비해 한국은 남 50%, 여 30%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사랑표현에 미숙함과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가 아닌가 한다.
부부는 분명 가까운 관계이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부실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배우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부부는 끝까지 함께 가야 할 존재이다. 부부는 가정에 기둥으로 물리적, 심리적 공간을 두고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서로 다름을 즐겨야 하는 관계라고 본다.
최병래 / 영광교직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