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실정 맞는 이색교육 ‘눈길’모아”
“농촌실정 맞는 이색교육 ‘눈길’모아”
  • 박은정
  • 승인 200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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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우리는 미래의 주역③ - 불갑초등학교
불갑초등학교(교장 이주헌)는 불갑면 쌍운리에 위치하고 1929년 개교 후 72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급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 한 학급씩 6학급과 병설 유치원 1학급을 포함한 총 7학급으로 편성돼 있고 학생수 총57명과 교직원 15명이 학교에 함께 하고 있다.

불갑초는 소외받는 농촌학생들의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과 특기를 계발해 자아실현의 기회를 주고자 아침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학생 40여명이 자신의 취미에 걸맞는 분야를 선택해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기·적성 교육은 서예부 영어회회부 미술회화부로 나눠 실시하고 그 중 서예부가 학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불갑초는 농촌지역 여건상 학부모의 도움이 어려운 실정으로 특기적성 강사료는 물론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습준비물 일체를 학교가 부담해 교육시키고 있다. 올 4월부터 실시해온 서예교육은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으며 학생들의 실력 또한 빠르게 성장해 판본체는 물론이고 궁체까지도 익숙하게 쓰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닦아온 학생들의 솜씨자랑을 얼마 안있으면 열릴 학예회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또 불갑초는 1∼6학년 어린이 1명씩을 1조로 묶어서(총9조) 인위적인 육남매를 조직,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특색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어촌 학교의 공통적 특성이 부모가 없는 결손가정의 학생이 늘어나거나 조부모 슬하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학생들이 범죄의 유혹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불갑초는 ‘육남매 사랑의 가교 맺기’를 실시해 교우들간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격려함으로서 가족과 같은 정과 희망을 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교육은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우돕기, 첫째 고학년이 저학년을 지도하는 학습도우미 활동, 점심도 같이 먹고 등하교를 함께 하며 자신들의 고민을 의논하고 외로움을 해소하는 일, 경로당 위문활동 등 봉사활동체험을 같이하는 일 등 육남매 모둠끼리 다양한 친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육남매 사랑의 가교 맺기’모범사례를 발굴해 표창하고 매월말에는 모둠원을 위한 생일잔치를 개최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불갑초는 돋보이는 특별활동 교육과 다른 학교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색적인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다른 학교의 귀감 사례로 높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 이주헌 / 불갑초 교장

“개개인 성장과 가족의 정과 희망 전달”

본교는 한학년의 학생수가 평균 8명 이내인 소인수 학교다. 학급수가 작은 학교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학교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교육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특기·적성 교육의 하나인 서예교육과 육남매 사랑의 가교 맺기를 통한 인성교육 등은 학생 개개인과 교직원이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동체정신 함양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학교를 도외시하던 학부모들의 관심과 협조를 불러일으키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점점 실력이 늘어가고 정서적인 안정을 되찾아 밝아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대하며 뿌듯한 보람과 질 높은 교육에 대한 고심에 심혈을 기울여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인터뷰 조성윤 / 불갑초 5년

“동생들을 더욱 사랑하는 형이 될게요”

처음에는 붓을 어떻게 잡는지도 모르고 서예에 대한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해나가며 서예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고 점점 늘어가는 글씨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서예를 하기 전에는 장난도 심하고 무척 덜렁됐는데 서예를 시작한 뒤로는 성격이 많이 차
분해졌다.

6학년이 돼서도 꾸준히 서예를 쓰다보면 실력이 많이 향상될 것 같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취미로 서예를 계속 쓰고 싶다. 그리고 6남매 사랑의 가교 맺기에 나는 꿈나무조에 속해있다. 형 동생과 어울려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 특히 매달마다 실시되는 생일잔치가 제일 신나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