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한국의 에너지정책
거꾸로 가는 한국의 에너지정책
  • 영광21
  • 승인 2013.03.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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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녹색성장’은 이명박 정권의 2008년 8월15일 경축사에서 튀어나왔다.

같은 해 8월 국가에너지위원회를 통과한 국가에너지수급계획이나 그로부터 넉달 뒤인 12월에 확정된 제4차 전략수급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정부가 말하는 녹색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핵발전을 ‘녹색’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그 무모한 용기가 놀라울 뿐이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은 세계 경제위기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바뀔 때마다, 국제 유가가 오르내릴 때마다 정부는 정부대로, 에너지를 수입하는 기업은 기업대로, 또 소비자인 국민은 국민대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피곤한 나날의 연속이다. 여기에다 기후변화 얘기까지 더해지면 할 말이 없어진다.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제4차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의 15~50%를 줄이지 않을 경우 이 지구라는 별이 안정을 찾지 못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유럽은 이렇게 다양한 에너지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몇나라를 제외하고는 석유나 천연가스 자원이 빈약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몇년전부터 ‘에너지 안보’라는 개념에 집중하고 있다.
 
200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가스분쟁으로 3일간 러시아산 가스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독일을 비롯한 몇몇 나라는 한겨울 한파에 떨며 지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뻔했다. 이후 유럽국가 대부분의 정책 우선순위중 에너지안보는 늘 빠지지 않는다.

급상승하는 에너지 가격과 교토의정서는 유럽국가가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에 자연스레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고 있다.

건축물을 사고팔 때 에너지 이력정보에 관한 서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이것은 건축물의 가격을 결정하는 또 다른 척도로 활용된다. 그리고 또 하나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에 몰두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그 자원이 무한하다. 또한 화석연료와 같이 에너지원을 태워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또한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초기 투자비 또는 에너지 단가가 화석연료에 비해 비싸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란 이 비싼 단가를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 투자자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업체에게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정책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크게 독일식 기준가격매입제도와 미국식 의무할당제로 대별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02년부터 기준가격매입제도가 시행됐으나 지난 2008년 정부의 발표와 2010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매입제도를 폐기하는 대신 2012년부터 의무할당제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의 근간으로 시행하는 중이다.

각 나라마다 처한 조건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한 정책이 최선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지만 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2008년 가을 기준가격매입제도가 의무할당제에 비해 효과적이며 비용이 덜 든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핵발전소를 늘릴 뿐 아니라 기준가격매입제도 대신 의무할당제는 선택하는 등, 시대의 흐름과 다른 나라의 추세를 따르지 않고 거꾸로 가고 있다.

문득 뇌리에 떠오르는 곳들이 있다. 구 소련의 체르노빌, 미국의 드리마일, 일본의 후쿠시마 등 핵사고가 있었던 곳들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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