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시간이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건강해”
“놀 시간이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건강해”
  • 영광21
  • 승인 2013.04.04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평신 / 묘량면바르게살기협의회 전회장

“못난 사람이라 억지로 맡기니 어쩔 수 없이 해야 했지요.”

이평신(74) 전회장은 마루에 앉자마자 묘량면 바르게살기 회장을 맡아 일했던 10년을 한마디로 간단하게 표현했다. 묘량면 운당리 영당마을이 전부 내다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서 이 전회장을 만났다.

이 전회장은 마을을 내려다보며 “예전에는 꼭대기에 있다고 집 자리가 안좋다 했는데 지금은 전망이 좋아 명당이라고들 한다”며 웃는다.

지금의 집터에서 태어나 평생을 묘량면 운당리에서 살고 있는 이 전회장은 “이 집을 짓고 내가 태어났다”며 오래된 집을 소개한다. 이 전회장과 함께 세월을 같이 한 집을 자식들이 허물고 새롭게 짓자고 해도 허락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이 전회장의 눈에도 새롭고 번듯한 건물이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옛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유일한 고집이기도 하다.

이 전회장은 묘량면 바르게살기 회장을 10년간 맡으면서 면민의 날 행사 준비, 묘량면번영회 창립 등에 힘썼다. 면민의 날 행사는 보통 그 지역의 청년회가 준비를 하는데 당시 묘량면청년회가 없어져 바르게살기가 3년간 대신 맡았다.

이 전회장은 또 당시 번영회가 없던 묘량면에 발기인이 돼 창립을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우도농악의 보존을 위해 묘량면의 영당농악대를 만들기도 했다.

이 전회장은 “예전에는 마을별로 농악대가 있었는데 주민들이 고령화돼 묘량면 농악대를 만들어 영당농악대로 이름 지었다”며 “영광군의 농악경연대회에서 2번이나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있는 농악대다”고 자랑했다.

이 전회장은 시제나 당산제 등의 축문을 쓰고 집례를 보는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전회장을 보며 어쩐지 낯이 많이 익었던 이유도 여러 행사에서 집례를 보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전회장은 “요즘은 사람들이 전통의식들을 귀찮아하고 안하려고 한다”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로부터 유지돼 온 것을 소홀히 하면 되겠나”라고 크게 아쉬워 했다.

바르게살기 회장을 퇴임한 후에도 얼마전 영광군전주이씨종친회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전회장은 “마을 경로당에 가서 사람들한테 사람은 움직여야 건강하니 누워있지만 말고 많이 움직이고 활동하라고 한다”며 “따로 건강관리를 하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놀 시간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건강하다”고 자랑한다.

적잖은 나이에도 소신을 갖고 바쁘고 건강하게 살고 있는 이평신 전회장은 우리네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