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경로당(회장 오정례 사진)의 회원들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몇번이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가오경로당은 불갑면 부춘리의 가오마을이라는 아담한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오정례(83) 회장은 “마을에 남자들은 거의 다 돌아가셔서 경로당에도 여자 회원이 대부분이다”며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보니 외로워서 경로당 회원끼리 서로 의지하며 잘 살고 있다”고 전했다.
가오경로당은 2004년 마을에서 마련한 부지에 군에서 지원을 받아 건립됐다. 회원은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30명 이짝저짝’으로 모두 70살이 넘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세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오 회장은 “이장 마누라랑 몇사람만 빼고 모두 70~80 고개를 넘었다”며 웃는다.
경로당 회원들의 나이를 한사람 한사람 세어가며 이야기하던 오 회장이 옆에 앉은 한 회원을 보고 “대동댁은 몇살이냐”고 묻자 “몰라, 내 나이도 모른디 남의 나이 알게 생겼어?”라고 반문하며 까르르 웃는다.
가오경로당은 회원들에게 매달 3,000원씩 회비를 걷어 함께 사용하고 있다. 회비는 주머니가 가벼운 회원들을 생각해 필요한 최소비용을 받고 있다. 회원들은 날마다 경로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는데 회비는 이때 반찬 등을 마련하는데 쓰인다.
또 “가끔씩 영광으로 시장을 보러가서 고기반찬을 사와 같이 먹기도 한다”며 “정말 고맙게도 영광군에서 20㎏짜리 쌀을 해마다 몇 가마니씩 지원해줘서 잘 먹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가오경로당 회원들은 주로 경로당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TV도 보며 시간을 보낸다. 회원들은 재미삼아 10원짜리 화투놀이를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쓰는 10원짜리 동전은 한 곳에 모아 놨다.
오 회장은 10원짜리 동전이 가득 들어있는 통을 보여주며 “돈을 얻으려고 화투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있다”며 “모두 농사도 안짓고 있어 먹고 대학생이 따로 없다”며 웃는다.
“하루하루가 행복하지만 약이 좋아 더 오래 살까봐 무섭다”며 웃는 가오경로당 어르신들.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날만큼 앞으로도 가오경로당의 모든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길 바란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경로당 탐방 - 가오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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