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게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옳게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영광21
  • 승인 2013.04.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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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 / 전 천주교 전교회장

“지난 36년이 넘는 세월동안 천주교에서 심부름하는 심부름꾼으로 일했습니다.”
천주교 영광성당 전교회장 퇴임후에도 여전히 성당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강호성(78) 전 전교회장. 강호성 어르신은 자신을 ‘심부름꾼’으로 표현하며 낮췄다.

강호성 어르신 댁의 방문을 들어서면 벽에 걸린 십자고상과 서랍장 위에 성경책, 각종 성물들이 놓여있다. 방 크기에 비해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강 어르신의 성심을 느낄 수 있다.

강 어르신은 천주교 신자였던 이웃에 사는 어르신의 영향을 받아 천주교 교리를 공부하다 20대가 되자 당시 영광성당이 6·25전쟁으로 불에 타고 없어 함평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 후로 천주교 신자가 돼 영광지역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오랫동안 일해 왔다.

강 어르신은 “어머니를 따라 다른 종교를 다니다가 옆집 할아버지가 읽는 성경책을 접하고 그때부터 교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세례를 받고 영광지역에서 평생을 천주교를 위해 일하며 당시 염산공소, 백수공소 등을 개설하고 한수원, 코펙 등의 직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전교하는데 힘썼다”고 말했다.

강 어르신은 전교회장을 맡아 일하다가 2004년 퇴직했다. 현재 염산성당으로 승격된 염산공소는 광주대교구의 5대 공소로 손꼽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강 어르신은 또 영광지역에서 천주교 역사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에 참여하고 <영광군지>에도 발전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 어르신은 영광지역의 순교자들을 조사하기 위해 이름을 더듬어 문중들의 호적을 전부 확인해 흔적을 되짚었다.

또 1801년 당시 천주교 박해로 공개적 처형했던 영광읍 옛군내버스터미널 인근에 순교터를 찾고 학술대회를 열어 이 순교터가 광주전남지방에서 첫번째 순교지로 확인돼 영광성당이 광주대교구로부터 순교성당으로 지정받게 하는데 일조했다.

강 어르신은 “내 인생을 모두 천주교를 위해 일하고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지금 이렇게 가난하게 살고 있더라도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어르신은 “종교인으로서 뿐 아니라 인간으로써 어렵지만 옳게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를 좌우명처럼 여기고 아이들에게도 전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강 어르신은 현재 주변의 권유를 받아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 겸 신앙체험수기를 작성하고 있다.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신앙생활과 함께 천주교를 위해 일하는데 평생을 다한 그의 신앙이 체험수기에는 어떻게 담길지 기대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