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산덕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진덕3리는 63세대 117명의 마을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옛날 400년 전부터 수성최씨 자자일촌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 최정주(56) 이장을 비롯한 마을주민들이 최씨 성이 많다.
이후 200년전 죽산안씨 일가가 진덕3리로 이주해 터를 잡고 살았는데 최씨와 안씨가 서로 이웃사촌처럼 섬기며 살았다고 한다. 최씨 자자일촌을 이루다보니 마을주민들간에 모두 당숙이고 고모 등 가깝거나 먼 친인척 관계를 맺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벼농사와 고추농사를 주로 짓는다. 마을회관의 앞뜰과 뒤뜰에 상당히 넓은 논밭들이 있는데 많은 농토를 지닌 것이 진덕3리의 자랑중 하나이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마을주민들은 “예전에 있던 200년 정도 된 큰 노송이 지금껏 있었으면 마을의 큰 자랑이었을 텐데”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마을주민들은 백방으로 소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결국 소나무는 죽어서 베어 없어졌다.
아직도 주민들의 눈에는 웅장하던 노송이 아른거리는 것 같다.
진덕3리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한다면 자자일촌으로 사이가 좋은 것도 있겠지만 6·25전쟁 당시 다른 마을에서는 마을주민들 사이에 반목이나 전쟁의 피해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진덕3리에는 사망자가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한 마을주민은 “TV에서 보면 6·25전쟁 당시 죽어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유골을 산속에서 찾곤 하더라”며 “우리 마을의 사람들은 순박하고 사이가 좋아 죽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 것이 큰 자랑이다”고 말했다.
그 시절을 겪은 마을주민들의 덤덤한 표정을 보니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치러야 했던 것들에 대한 고통이 읽혀 가슴이 먹먹해진다.
최정주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고된 농사일로 허리며 다리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 병원을 자주 찾는데 허리마사지 기계 같은 것을 경로당마다 비치하면 좋겠다”며 “마을주민의 80%이상이 노인이다 보니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에도 더욱 신경을 써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마을주민도 “앞으로 노인인구가 날로 증가하니 방문요양서비스를 도입해서 각 경로당마다 1~2명의 요양사를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며 “요양사가 1주일에 3번 정도 방문해서 식사도 같이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친구가 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최 이장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줄곧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를 한마디 한마디 귀담아 듣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는 말을 아끼는 그의 모습은 마을주민들을 진정 부모님처럼 모시는 아들이었다.
마을주민들은 최 이장을 아들처럼 아끼고 의지하고, 최 이장은 마을을 위해 묵묵히 일하니 이것이 평화로운 진덕3리의 전통이자 화합의 비결이 아닐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