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최고”
“살아있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최고”
  • 영광21
  • 승인 2013.04.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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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동경로당<백수읍>

백수읍 소재지를 지나 백수해안도로를 향해 가다보면 길 왼쪽으로 홍곡리 백동경로당(회장 김수찬 사진)이 보인다.

이미 벚꽃이 만개한 영광읍과는 달리 홍곡리의 백동경로당까지 가는 길의 벚꽃나무에는 이제 막 꽃망울이 여물고 있다.

백동경로당의 어르신들은 “여기는 바닷가 바로 옆이라 해풍 때문에 추워서 영광읍보다 꽃이 조금 늦게 핀다”며 “몇일 지나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정말 예쁘니 한번 구경오라”고 초대한다.

경로당 건물은 다른 곳과는 달리 2층으로 지어져 눈길을 끈다. 지금의 자리에 2009년 기존의 경로당 건물을 허물고 새로 신축한 건물은 좁은 부지 때문에 2층 건물로 지었다.

백동경로당의 회원수는 모두 32명으로 예전에는 60명이 넘을 정도로 큰 규모의 경로당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객지로 나가 그 수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회원들이 모두 모이면 경로당건물이 1층만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

김수찬(72) 회장은 “부지가 좁아 2층으로 지어서 많은 회원들이 모일 때나 회의가 있을 때에는 2층까지 사용하고 있다”며 “평소에는 1층만 사용하는데 조금 좁아서 회원들이 불편해 한다”고 설명한다.

경로당 회원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도 한달에 1번이나 2번씩 꼭 열고 있다. 회비는 정기적으로 걷고 있지 않지만 반찬을 마련할 때나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걷어서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 백동경로당에는 날마다 많은 회원들이 모이는데 그러다 보니 군에서 지원해 주는 쌀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한 회원은 “노인들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쌀이라도 부족함이 없게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며 “노인들이 살아있을 때라도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70대 중반의 나이를 모두 넘은 회원들은 주로 경로당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회원들은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TV를 보거나 가볍게 즐기는 화투놀이 등이 유일한 오락거리다.

한 어르신은 “노인들끼리 좋은 옛날노래도 듣고 싶은데 요즘은 테이프 넣는 녹음기가 다 어디 가블고 안보이냐”며 “예전에는 가게에 흔했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 않아서 구하기가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회원들은 빙 둘러앉아 반주없이 박수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아쉬움을 달랜다. 부족한 것들 투성이지만 백동경로당 어르신들은 날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지금쯤 경로당 앞에는 벚꽃이 만개했는지, 어르신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