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이렇게 사람과 가장 가까이 있다. 하지만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
어떤 은행나무가 수백 년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흔히 들을 수 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박람회장에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 나무들이다.
근심 먹는 은행나무, 5분전 은행나무, 숲속의 연인목 등
박람회장 나무들이 간직한 저마다의 특별한 이야기 재미
정원박람회장의 나무도감원에는 ‘근심 먹는 은행나무’가 있다. 얼핏 보면 세 방향으로 뻗은 한 그루의 나무 같지만 사실 암수가 서로 다른 세 그루의 나무가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두 번이나 벼락을 맞고도 100년 넘도록 한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 온 나무다. 정원박람회의 근심을 모두 먹어 버리고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해달라며 순천 향동에 사는 시민이 기증했다.
‘5분전 은행나무’도 있다. 순천시 석현동 주택에서 자라던 것으로 집주인이 건물을 짓기 위해 베어내려던 것을 순천대 교수가 발견하고 집주인에 박람회장 기증을 권유했다. 그러나 기증을 약속한 집주인이 시간에 쫓겨 그냥 베어내려던 것을 박람회 관계자가 가까스로 살려내 색다른 이름을 얻었다.
‘지구정원 1번나무’는 박람회장에 가장 먼저 옮겨 심은 90년 된 소나무. 길이 15미터, 무게 5톤으로 차량으로 옮길 수 없어 산림청의 에어크레인 헬기를 동원했다. 나무를 옮겨심기 위해 헬리콥터가 들어 올리려 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막걸리 한 잔 부어주자 거짓말처럼 번쩍 들렸다고 한다.
도시숲에 심어진 ‘숲속의 연인목’은 산벚나무와 비목나무가 함께 뿌리를 내리고 자란 나무다. 산벚나무가 비목을 안으려고 두 팔을 위로 활짝 벌린 모양을 하고 있다. 두 나무의 수령이 20년 안팎으로 서로 비슷한 사기에 만나 뿌리를 내린 모양이 사랑하는 젊은 연인처럼 보인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이 이 나무를 사이에 두고 포옹을 하면 오래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연인목 앞에 선 나무는 ‘질투하는 생강나무’다. 다정하게 자라는 연인목을 앞에 두고 있어 붙은 애칭이다.
바위정원에 심어진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는 제주도 암반에서 살던 고목인데 경남의 한 조경사업가가 영호남의 우정과 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기증한 것이다. 바위정원의 중심에 서 있다.
나무의 형상이 사슴 뿔을 닮은 ‘사슴뿔 닮은 노각나무’는 순천 서면 구상계곡에서 옮겨왔다. 한방체험관에서 만날 수 있다.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합쳐진 ‘세계정원 연리목’은 네덜란드정원 옆에 심어져 있다. 이밖에도 ‘위풍당당 팽나무’와 ‘기막힌 모과나무’, ‘도시숲의 히어리’, ‘안타까운 형제 연리목’도 박람회장에 심어져 있다.
순천만을 사랑한 명사들의 탄생목도 박람회장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도전나무’로 이름 붙은 튤립나무는 단풍나무길에, 축구선수 기성용의 ‘꿈나무’로 이름 붙은 느릅나무는 순천만 인공습지에, 소리꾼 장사익의 ‘소리나무’로 이름 붙은 느티나무는 야수의 장미정원에서 각각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