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같은 어르신들 항상 건강하게 지내야죠”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 항상 건강하게 지내야죠”
  • 영광21
  • 승인 2013.04.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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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 <백수읍 천마1리 부녀회장>

“내일이 우리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떠나는 날이라 할 일이 많아 분주합니다.”

강명구 이장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그의 집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반찬 장만을 위해 미나리를 다듬느라 분주하다.

빠른 손놀림으로 미나리를 다듬으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웃는 김일순(57)씨. 그녀는 천마1리 강명구 이장의 아내이자 부녀회장이기도 하다.

6년째 마을의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주민들을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는 김씨는 “할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며 “여성의용소방대원, 농협농가주부모임 등에도 참석하는 등 감투란 감투는 다 썼다”고 웃으며 말한다.

마을부녀회에서는 해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도 떠나고 가끔 해수온천랜드에서 목욕봉사를 하기도 한다. 또 마을에 있는 명마경로당의 어르신들을 위해 반찬도 준비해서 대접해 칭찬이 자자했다.

김씨는 “시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시어머니를 위해 반찬을 만들어 경로당에 가져다 드리곤 했다”며 “지금은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반찬을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니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며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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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을 어르신들의 호응이 좋은 목욕봉사도 백수농협농가주부모임에서 해마다 절임배추를 판매해 마련한 돈으로 전개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20일간 절임배추를 만들어 판매한 돈으로 어르신들과 목욕도 하고 맛있는 점심도 함께 했다”며 “어르신들이 ‘자네들이 고생해서 목욕도 하고 밥도 정말 맛있게 먹었네’라고 고마워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껴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이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본업인 농사일에도 신경써야 하고 일과 봉사활동을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건강에 약간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절임배추를 만들 때에는 영양제를 맞으면서 일을 했다고.

김씨는 “간호조무사인 큰 딸이 건강을 챙기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남편도 바쁘게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데 불만이 있음직도 한데 한번도 불평을 하지 않아 봉사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고마워했다.

마을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모시고 대접하는 김씨를 위해 마을주민들도 몇년전부터 선물을 전한다. 김씨의 생일때마다 어르신들이 5만원을 넣은 봉투와 편지를 김씨의 집 마루에 놓아둔다. 편지에는 ‘우리 늙은이들을 항상 챙겨줘서 정말 고맙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김씨는 “가족도 건강하고 마을 어르신들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듬뿍 담긴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