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아이들과 함께하며 멋있게 늙고 싶어”
“오래도록 아이들과 함께하며 멋있게 늙고 싶어”
  • 영광21
  • 승인 2013.05.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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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홍농유치원 교사>

최근 보육교사가 어린아이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건이 언론에 잇달아 보도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불안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낼 수 있겠냐”는 불신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 영광지역에서는 원생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전남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스승의날 기념 교육부장관표창 수상자로 선정돼 눈길을 끄는 이가 있다. 바로 홍농유치원 박미영(42) 선생님.

“일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일어난 사건이 자칫 잘못하면 모든 곳이 그렇다고 인식될까봐 안타까워요.”

나이답지 않게 밝고 천진난만한 표정이 돋보이는 박씨는 3년째 홍농유치원에서 원생을 가르치고 있다. 광주가 고향인 그녀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박씨가 일하는 홍농유치원은 본래 홍농초등학교에 부속된 병설유치원이었지만 2011년 3월 공립 단설유치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박씨의 안내에 따라 살펴본 홍농유치원은 알록달록 색채가 돋보여 꼭 동화속 나라를 구경하는 것 같다.

박씨는 “우리 유치원은 도서관 시설도 따로 두고 책 대여까지 하는 등 도시에 있는 유치원 못지않게 좋은 시설을 자랑한다”며 “아이들도 가정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준 덕분에 모두 똑똑하고 각자 뛰어난 면을 갖고 있다”고 연신 자랑이다.

하지만 한명한명 볼 때에는 뛰어난 아이들이 다 함께 있을 때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협동심이 부족한 단점도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박씨를 비롯한 홍농유치원 교사들은 협력놀이, 전통놀이 등 경쟁보다는 서로 돕는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로만 가르치기보다 놀이를 하면서 친해지고 협력하도록 하고 있다”며 “두명이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하거나 팀을 나누더라도 경쟁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들도 조금씩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아이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기른 경험이 원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들처럼 승진하고 원장 선생님 자리에 앉는 것보다 오래도록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그녀. 그녀의 꿈은 정말 소박하다.

“예전에 미국으로 대학원 연수를 떠난 적이 있는데 뚱뚱한 할머니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참 멋있고 보기 좋더라구요. 저도 그분처럼 아이들과 함께 멋지게 늙고 싶습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