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이 힘을 모아 한해 농사 풍년을 기원해요”
“온 마을이 힘을 모아 한해 농사 풍년을 기원해요”
  • 영광21
  • 승인 2013.05.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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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 군서면 남죽1리 강영호 이장

“오늘 마침 군서초등학교 앞에 있는 농산물 집하장에 모여서 다 같이 일을 하고 있으니 거기로 오세요.”
군서면 남죽1리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 일을 하고 있다는 강영호(60) 이장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군서면소재지로 향했다. 영광읍에서 군서면소재지를 들어서자면 지나는 관문인 군서우체국과 치안센터를 지나 군서초등학교까지 군서면 남죽1리에 포함된다.

강 이장의 말처럼 집하장에는 파종기를 사이에 두고 많은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올 한해 농사를 위한 모판을 만들고 있었다. 모두들 각자 자리에 서서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파종기 끝에서 모판을 올리는 사람, 흙을 삽으로 퍼 담는 사람, 기계에서 볍씨가 고루 뿌려졌는지 확인하는 사람, 차에 모판을 옮겨 싣는 사람 등 각각 맡은 일이 있었다.

한 마을주민이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며 “새참거리는 많이 사 왔는가?”라고 농담을 던지자 마을주민들이 까르르 웃는다.

남죽1리는 대리, 너머터 등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7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벼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몇해 전부터 공동으로 모판을 만들고 모내기도 함께하고 있다.

강 이장은 “대부분 70∼80대 어르신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농사를 짓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데 다함께 작업을 함으로써 서로서로 돕고 있다”며 “다들 자기일처럼 열심히 하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니 힘이 덜 들고 일도 빨리 끝나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고 자랑한다.

공동으로 작업하고 돕는 것이 고령의 마을주민들이 지금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남죽1리 마을회관 뒤편에 있는 유명한 회화나무는 400년 가량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모양이 둥글고 온화해 예로부터 좋은 일을 가져오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는 남죽리에 2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나라가 위태로울 때에는 잎이 말라 위태로운 것처럼 보이다가 평안해 지면서 다시 살아난다는 영험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남죽1리 마을회관은 마을주민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지내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마을회관 한쪽에는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찜질방이 마련돼 겨울철 마을주민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강 이장은 “우리 마을주민들은 12월 중순부터 농사철이 될 때까지 날마다 마을회관에 모여서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있다”며 “우리마을처럼 농사도 함께 짓고 겨울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식사를 하는 곳은 드물 것이다”고 자랑한다.
한 마을주민은 또 “찜질방과 샤워시설이 있어 어르신들이 목욕탕 갈 일이 없다”며 “밥도 같이 해먹고 날마다 찜질방을 이용하니 겨울철이라도 마을 어르신들의 얼굴은 정말 좋다”고 말하며 웃는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강 이장은 “마을에 고령인 어르신들이 많아서 당번을 정해 식사를 함께 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며 “어르신들을 위해 식사도 제공하고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명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게서 마을주민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졌다.

남죽1리 마을주민들의 화합으로 시작된 올 한해 농사에 풍년이 깃들길 바란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