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한 사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한 사건
  • 영광21
  • 승인 2013.05.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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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에 간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의혹으로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본인은 성추행을 부인하지만 임시 고용한 어린 여직원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정상회담을 끝낸 대통령이 노심초사하며 다음날 의회 연설을 준비하고 있는 그 시간에 대변인은 그런 일을 벌이고 있었으니 기가 막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성위주 사회로 알려진 동북아시아에서 최초로 선출된 여성대통령이다. 이번에 첫 해외 방문에서 국가수반의 막중한 책임과 한국여성의 우아한 품격을 잘 조화시킴으로써 성공적인 외교활동을 펼친 것으로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변인의 잘못된 처신은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한순간에 흐려 놓았다. 나라의 체면을 여지없이 떨어뜨려 우리를 분노케 하고 모든 한국인들이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성 의식이나 성문화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 고위 공직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잊을 만하면 성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는 현상의 근본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고 민주화를 이룩하려 지식과 기술 등 능력배양에 모든 힘을 쏟았다. 공직자들도 좋은 학벌, 높은 점수 등 능력 위주로 뽑았다. 그러나 이제 그럴 상황은 지나갔다. 인품이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됐다. 인격과 교양있는 사람이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해야 질서가 바로 서고 약자들이 보호받으며 국제사회에서도 나라의 체통을 유지할 수 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끄러운 처신으로 지난 며칠간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후 2번째 사과를 했다. 사실관계가 철저히 밝혀지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제 의혹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대응과정은 되짚어 점검해야 한다. 먼저 대통령에 대한 늑장보고이다. 홍보수석은 사건을 인지한 뒤 만 하루가 지나서야 보고했다. 비서실장에게는 더 늦었다. 이후 홍보수석과 전 대변인의 진실 공방은 혼란을 부추겼다. 그래서 위기 수습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또 하나 짚을 것이 인사 문제이다. 어떻게 그런 인물이 청와대 대변인에 기용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물론 성적인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과거 처신이나 음주행태 등과 관련해서 말이 많았지만 끝내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사과는 장차관 임명자들의 잇단 낙마 때문이었다. 이번 일도 결국 인사 잘못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도덕한 공직자의 개인적 과오는 그 사람 하나만 바꾸면 된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은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공직기강의 시금석일 것이다.

청와대는 윤창중 대변인을 현지에서 전격 경질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할 일을 다 한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상을 밝히고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윤창중 대변인 외에 책임질 일이 있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이라도 인사가 왜 중요한지 깊이 생각하고 보다 신중하게 인사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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