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숲의 중요성을 잘 몰라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숲의 중요성을 잘 몰라 안타깝습니다”
  • 영광21
  • 승인 2013.05.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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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공무원>

백수읍사무소에서 녹지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수진(45)씨는 가장 그녀다운 고민을 털어놨다.
올해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산불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산불 조심기간을 마무리하면서 정씨도 한숨 돌리게 됐다.

정씨뿐 아니라 군청, 각 읍·면사무소 전직원들은 2교대 비상근무로 주말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다.

정씨는 “도시와 다르게 시골은 특히 고령자분들이 본격적인 경작에 앞서 논밭에 불을 피우다 산불이 발생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다”며 “경작이 어려운 고령의 어르신들이 논밭을 일구고자 불을 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고 어렵다”고 애로를 털어놨다.

녹지직으로 일한지 20여년이 다 돼가는 정씨는 대학에서 임학을 전공하고 산림청 공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강원도 강릉이 첫 부임지로 3년간 근무하다 고향인 고창 인근으로 근무하길 희망해 1995년 6월 영광군으로 발령받았다. 그후 결혼도 영광에서 하고 가정을 꾸려 이곳이 태어나고 자란 곳은 아니지만 고향과 다를 바 없다.

정씨가 처음 발령받은 때에는 녹지직으로 근무하는 여성들이 거의 없어 같은 연령대의 여성녹지직 공무원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녹지직으로 칭하는 산림공무원들은 숲가꾸기, 보호수 보호, 조경공사, 산불예방 활동 등 산림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는데 다른 직렬에 비해 비교적 외근이 잦고 어려움이 많아 여성들이 많이 없었다고.

정씨는 “임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일을 하면서 용어나 개념 등이 익숙해 근무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당시에는 여성들이 많이 없었지만 지금은 여성 후배들도 꽤 많이 생겼다”고 웃으며 말한다.

임학을 전공하고 녹지직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다보니 산림에 대한 관심과 애착도 남다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림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크다.

정씨는 “우리 주변에 산은 언제나 있으니 사람들이 산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 산림의 파괴로 여러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산림이 망가지면 모든 것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저탄소운동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 진행되도록 힘써야 한다"며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가용보다 걷기를 하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해 산림보호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 역시 생활속에서 사소한 것부터 먼저 실천하며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