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주민여러분께 알립니다. 영광21신문사에서 우리 상하1리를 소개하기 위해 기자님이 오셨습니다. 다들 하던 일을 멈추시고 마을회관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사진도 찍어야 하니 예쁘게 하고 오십시오.”
홍농읍 상하1리(이장 최재수)의 마을회관 앞에 있는 스피커에서 온 마을에 최재수(50)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최 이장의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마을주민들이 한명, 두명 회관으로 모여들었다.
한 마을주민은 급하게 마을회관으로 들어오며 “사진 찍는다고 해서 얼렁 옷도 갈아입고 부랴부랴 왔네”라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홍농읍 상하1리는 상봉 자연마을로 구성돼 주민이 500여명에 이르는 규모가 꽤 큰 마을이다. }
최 이장은 “예전에는 읍사무소에서부터 홍농초등학교까지 모두 상하1리에 속해 홍농읍 소재지나 다름이 없었지만 원자력발전소가 생기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 행정구역이 갈라져 굴비골농협 홍농지점 인근부터 홍농초등학교까지가 우리 마을이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마을주민들도 절반정도는 농사를 짓고 나머지는 장사를 하거나 회사에 다니는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상하1리는 홍농읍의 대표적인 산인 봉대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마을주민간의 단합이 잘되는 마을이기도 하다.
해마다 음력 1월 마지막날이면 마을주민들이 모두 모여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당산제를 지내고 잔치를 벌인다.
상하1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 이장은 “예전에는 당산나무에 짚으로 만든 밧줄을 묶어 놨다가 그것을 마을주민들이 머리나 어깨에 짊어지고 마을을 한 바퀴 돈 다음 마지막으로 밧줄로 줄다리기를 하고 새벽3~4시쯤 당산제를 올릴 때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며 “지금은 마을주민들이 많이 고령화돼 이런 전통을 이어가기 힘들어 12시전에 제를 올리고 마무리하지만 여전히 전통은 이어가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마을주민들은 한때 홍농읍사무소가 속해 있어 소재지로 생각되던 상하1리가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는 듯 했다.
한 마을주민은 “다른 마을회관에 비해 시설이 많이 낙후되고 지원도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며 “변변한 의료기계도 없고 그마저 있는 것도 낡고 고장이 나서 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이장도 “어르신들이 여름이면 시원하게 쉴 수 있을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며 “마을회관 앞에 조그마한 모정이라도 생겨 주민들이 시원하게 여름을 지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최 이장은 올해 4월1일자로 새로 선출된 새내기 이장이다. 마을주민들이 회의에서 최 이장을 추천해 생각지도 않게 이장을 맡게 됐다고.
최 이장은 “이장을 맡기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일들에 관심을 갖고 항상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 일할 생각을 하게 됐다”며 “백번 잘하겠다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며 마을주민의 화합과 편익증진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 모습을 보니 상하1리가 더욱더 살기좋은 마을로 거듭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