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어깨춤 덩실대는 사랑방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어깨춤 덩실대는 사랑방
  • 영광21
  • 승인 2013.05.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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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경로당<묘량면>

“청천하늘에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속에 희망도 많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음음 아라리가 났네∼”

빙 둘러앉은 묘량면 월암리의 문례경로당(회장 강태정) 어르신들은 진도아리랑을 북소리 장단에 맞춰 한소절씩 부르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춘다.

이따금씩 ‘부끄러워 못 하겠다’는 어르신들로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때마다 서로 북돋으며 ‘아리랑’ 한곡을 완성해 나갔다. 그 어우러지는 소리에 어떤 명창의 소리보다도 실감이 나 듣는 이도 흥이 절로 난다.

문례경로당 어르신들은 “우리가 제대로 노래하면 선수가 따로 없다”며 “오메, 아가씨가 왔다고 새도 반갑다고 우네”라고 밖에서 들려온 새소리에도 구수한 입담을 자랑했다.
묘량면 월암리의 문례마을 입구에 자리한 문례경로당에서 바라본 마을은 고즈넉한 시골정취를 뽐내는 듯하다.

회원들은 회비는 따로 내지 않고 각자 집에서 반찬이며 먹을거리를 가져와 다같이 나눠먹는다. 경로당은 농번기나 농한기 할 것 없이 1년 내내 마을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경로당에 방충시설이 없어 파리나 모기 등 각종 벌레들로 여러가지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노래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여기저기 파리가 앉는 바람에 쫓아가며 노래를 해야 했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문과 창문에 방충망시설이 설치됐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노래하면서 박수도 치고 공부도 하고 윷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며 “농사철에도 소리교실이 열리거나 마을행사가 있으면 농사일 하던 그대로 모자도 쓴 채 경로당을 찾는다”고 말하며 깔깔 소리내서 웃는다.

그 덕분에 경로당 회원들은 모두 70세를 넘긴 적잖은 나이에도 건강함을 자랑한다. 경로당 최고참이라는 박앵진 어르신은 9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 회원들은 “누가 저 양반보고 90이 넘었다고 하겠냐”며 주변의 감탄을 자아냈다.

문례경로당은 복지시설인 여민동락의 품앗이학교가 운영되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월암리 주변의 4개 자연마을 어르신들은 매주 이곳에서 각종 놀이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한다. 여기에 문례경로당 어르신들은 품앗이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을 위해 식사를 마련해 대접한다.

“우리 집에 온 손님들이니 고생스러워도 정성껏 대접해야지”라며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문례경로당 어르신들에게서 구수하고 넉넉한 정이 흠뻑 느껴진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