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부와 국회를 기대한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부와 국회를 기대한다
  • 영광21
  • 승인 2013.06.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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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취임 100일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대체로 60%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출범 초의 지지율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초기 인사실패의 충격이 점점 잊혀져가면서 앞으로는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지금까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성적을 매기는 것은 아직 좀 이르지만 대체로 외교안보는 긍정적인데 비해 정치·경제, 내치 쪽은 뭔가 석연찮거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분위기다.

이제 석달을 갓 넘긴 새 정부더러 당장 정책성과를 내놓으라면 분명 무리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기엔 서민들의 삶이 너무 암담하다.

국민행복 등을 내세운 4대 국정기조를 실현할 정책수단들이 정치, 경제, 복지 모든 분야에서 나와야 한다. 더 이상 뜸만 들일 때가 아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라는 큰 방향이 실천적 일정표로 뒷받침돼야 한다. 최고의 복지라 할 고용률을 정부 목표인 70%대로 끌어 올릴 실질적인 대책도 나와야 한다. 정규직 못잖은 고용수준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이젠 원칙 못지않게 정교한 각론이 요구되고 있다. 임기초반 북한의 위협에 대해 중심을 지켜 잘 대처했다는 평가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의 주도자가 되려면 주변국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북한을 그 틀 속으로 끌어들일 대범하면서도 유연한 전략을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한다.

모든 일이 결국 사람의 손과 머리에 달려있다면 인사혼란의 경험은 큰 교훈이 됐을 것이다. 편을 가르지 않고 시대정신에 헌신할 인재를 널리 쓴다면 통합의 문제는 절로 풀릴 수 있다. 또 정책의 의사결정이 치열한 내부논의로서 검증되는 소통의 통로를 넓힌다면 새 정부의 앞날은 그만큼 희망적일 것이다.

마침 임시국회도 개회했다. 여야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민주화, 갑의 횡포 방지 등 시급한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도 처리 대상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국정조사와 가계부채 대책 청문회도 열린다.

1년전 이맘때 출발한 19대 국회는 구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한 달을 허비했다. 정기국회는 대선 정국에 휩쓸려 제기능을 하지 못하였다. 예산안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겼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새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이 다 돼서야 처리됐다.

이런 식이다보니 19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 가운데 처리된 것은 15%밖에 안된다. 의회 폭력은 사라졌지만 생산성은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물론 국회에 대해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사안을 철저히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말의 잔치에 그치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반쪽국회에 불과하다. 지난 1년을 반성하고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발목만 잡는 국회가 아니라 정부를 이끌어가는 국회를 기대한다.

처리할 안건을 합의한 상태에서 열리는 임시국회라 기대를 갖게 한다. 양당 원내 지도부가 바뀐 뒤 처음 열리는 국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정치 공방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민생법안도 양당의 무게중심이 달라 삐걱거릴 수 있다.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하고 민주당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정치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