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배려하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조금만 배려하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 영광21
  • 승인 2013.06.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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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숙 <장애인체육대회 볼링 감독>

지난 5월21일부터 22일까지 2일간 구례군에서 열린 전남장애인체육대회에서 영광군선수단이 일을 냈다. 참가한 22개 시·군팀 가운데 종합 9위를 차지한 것.

종합9위라는 성적은 중상위권 정도에 속하는 성적이지만 역대 성적을 보면 큰 의미를 갖는 성적이기도 하다. 장애인체육대회 영광군선수단 성적은 2011년 13위, 2012년 11위 그리고 올해는 9위로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장애인체육대회를 마치고 몇일 뒤 만난 영광군선수단의 볼링팀의 정미숙(46) 감독은 “축하한다”는 인사에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장애인체육대회 볼링종목에서 영광군 선수단은 남자 2인조 단체전 금메달, 여자 2인조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하는 좋은 성과를 얻었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단이 볼링종목에 출전한지 3~4년 정도 됐는데 개인전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했지만 의외로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집중력이 뛰어나고 팔과 다리 모두 건강해 따로 대화할 필요가 없이 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볼링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전국적으로 볼링을 즐기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다”고 소개한다.

지난해까지 볼링선수로 직접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던 정 감독은 올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감독을 맡게 됐다. 이와 함께 선수들을 육성해 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고. 결국 정 감독은 첫 데뷔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정 감독은 “선수로 활동하던 때와는 달리 경기를 즐기기보다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장애인체육대회 영광군선수단의 볼링종목 선수들은 몇년전 원자력발전소의 지원으로 농아인볼링클럽인 <손영농>이 창단되면서 육성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매월 한빛원전내의 볼링클럽인 <동그라미클럽>과 교류전을 정기적으로 갖고 실력을 쌓고 있다. 또한 매주 월요일에는 전남장애인체육협회의 지원으로 클럽 회원들이 모여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다.

정 감독은 앞으로 새로운 선수를 육성하고 실력보다는 장애인들의 화합과 건강증진을 위한 체육의 발전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그녀는 얼마전 묘량 장암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처음 접하고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비장애인과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동호인이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조금만 배려하면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관심을 부탁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