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읍 교촌1리 배동복(57) 이장이 교촌1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 이장은 스스로 “교촌1리에 태를 묻고 평생을 살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래서인지 이장을 맡은지 1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마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다.
교촌1리는 물무산 아래 영광향교가 자리한 아늑한 마을이다. 다른 마을과는 달리 논이나 밭 등 농사용 토지가 거의 없고 상가도 적은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다.
교촌1리의 마을주민은 1,000여명에 이른다. 마을주민중 몇사람은 농업이나 축산업에 종사하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그저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는 등 여느 농촌마을과는 다르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한 마을주민은 “옛날부터 우리 마을이 다른 마을보다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마을주민들은 순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자랑한다.
여기에 배 이장도 “군청이나 주요 공직자에 우리 마을 출신들도 꽤 많아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고 할 수 있다”고 거든다.
교촌1리를 대표하는 것은 영광향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무산 아래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광향교는 명확하지 않지만 고려 공민왕(1351~1374)때에 세웠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영광읍 홈페이지에는 ‘당시 향교의 위치는 현재의 위치와 달랐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왜구의 침입으로 읍터를 옮길 때 향교도 같이 이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배 이장은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향교가 이곳에 생길 무렵 마을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교의 역사만큼 교촌1리도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
한 마을주민은 “우리 마을의 큰 자랑중 하나는 공기가 아주 좋다는 점이다”며 “다른 곳에 있다가 옛날 유치원이 있던 길 인근에 오더라도 공기가 달라질 정도였다”고 자랑했다.
배 이장도 “우리 교촌1리는 주거지로써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늑하고 살기 좋다”며 “지금도 우리 마을로 이사를 오기 위해서 여기저기에서 구입할 만한 땅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온다”고 말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배 이장은 “우리 마을에도 어르신들이 많아 아무래도 노인복지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다”며 “지금도 잘 되고 있지만 조금 더 어르신들과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개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교촌1리에 있는 산수정경로당과 교촌여자경로당 입구에는 ‘급할 때 연락하라’는 문구와 배 이장의 연락처가 크게 적힌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다. 마을주민들이나 외지 사람들이 급할 때 배 이장에게 빨리 연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그의 배려이다.
배 이장은 “마을을 위해 맡은 소임을 다하며 마을 구석구석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몇몇 마을주민들은 “우리 이장은 참으로 성실해 잘 뽑아놨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아 참 보기 좋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