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백수농협인데 백수읍소재지 방향으로 조금 오시다보면 오른쪽으로 정미소가 보입니다. 거기로 오시면 됩니다.”
전화통화를 통해 들은 박종화(45) 이장의 안내에 따라 조금 달리다보니 오른쪽으로 논산정미소가 보였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이곳을 박 이장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마침 박 이장이 그의 트럭에 소에게 먹일 사료를 가득 싣고 도착해 “정신없이 바쁠 때”라며 웃는다.
이곳에서 태어나 가업인 정미소를 이어받아 운영하는 젊은 일꾼인 박 이장은 농사도 짓고 150여마리의 한우도 기르는 부지런한 청년이다.
올해로 4년째 논산1리의 살림을 맡고 있는 그는 마을주민들에게는 믿음직한 이장이기도.
백수읍 논산1리는 용호동, 월산, 논애기 등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용해동마을은 마을뒷산과 마을앞산이 용을 닮았다 해 용호동이라고 이름 지었다.
또 논산1리중에서도 군서면과 바로 맞닿은 월산마을은 예전에는 영마면에 소속됐다가 100여년전 인근 5개면이 통합되면서 백수읍 논산리의 월산마을이 됐다고 전해져 온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월산마을에서 논산정미소앞 버스정류장까지 사이에 길 옆으로 큰 표지석에 마을 이정표가 새겨져 있다.
이 표지석은 7~8년전 세워졌는데 “이 곳은 우리가 머물러 살아가는 삶의 보금자리입니다. 우리 서로 행복의 터전으로 잘 가꾸어 갑시다”라고 비석에 쓰인 글귀에서 평소 마을주민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박 회장은 “아마 영광지역에 저런 표지석은 또 없을 것”이라고 자랑한다.
논산1리에는 70여세대의 주민들이 거주하며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 앞에도 비교적 넓은 농토가 있는데 미곡뿐만 아니라 채소, 과수 등을 생산하는 복합영농으로 소득안정을 꾀하고 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박 이장은 “우리 마을의 농로 여러 곳이 아직도 비포장도로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시멘트 포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래나 자갈을 깔아서 울퉁불퉁한 것이라도 없도록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기계를 사용해 농사일을 하기 때문에 비포장도로를 이용하면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편한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박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지난해 겨울에 전개된 사회복지법인 난원의 ‘행복한 우리동네 만들기’ 프로젝트가 마을 어르신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때 수지침, 미용, 건강체크, 건강체조 등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박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대부분 고령임에도 아직도 농사일을 해 겨울에 실시된 보건의료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계속됐으면 한다고 이야기를 하신다”며 “농사일에 지친 어르신들에게 물리치료서비스 등을 꾸준히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박 이장은 언제나 마을주민들을 친부모님처럼 모시며 아들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게 남은 임기동안 더욱 더 최선을 다해 마을을 위해 일할 계획이다.
벌써 햇빛에 그을려 “까맣게 탔다”며 웃는 그에게 엿보이는 부지런함이 마을주민들을 더욱 든든하게 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