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열정으로 바다 경영하는 법성포사나이
도전과 열정으로 바다 경영하는 법성포사나이
  • 영광21
  • 승인 200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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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제100호 특집 - 출향기업인 탐방 - 해운업계의 신영웅시대 ‘쎄븐마운틴그룹’
30세 단돈 500만원으로 조그만 해운회사를 설립한 지 14년만에 1,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리며 올해 1조3,000억원의 연매출액이 예상되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쎄븐마운틴그룹(회장 임병석).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해운업계에서는 미래예측과 시황파악을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을 겸비한 몇 안되는 인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한 쎄븐마운틴그룹의 최고경영자가 이곳 영광출신이라는 것은 고향인 법성포와 지역내 여론주도층을 제외하면 실제 명성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임 회장은 법성포초등학교(53회)·한국해양대 졸업후 4년반 가량 범양상선에서 항해사로 선상생활을 했다. 당시만 해도 해운업계 주류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회사내 영업이나 기획파트 같은 핵심부서는 해운 비전공자들이 많았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1990년 수백만원만 손에 쥔 채 오늘의 쎄븐마운틴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칠산해운을 설립했다. 갑자기 직접 경영현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나이에 직접 해운회사를 꾸려 간다는 게 다소 위험이 있겠지만 바다를 잘 아는 해운전공자가 제대로 된 해운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생겼죠. 마도로스 이미지가 도전과 열정, 개척이듯이 스스로도 바다를 경영하고 싶은 강한 투지가 생겼다고 할까요.”

그렇게 뛰어든 해운업계, 그에게 오늘날과 같이 중견회사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되돌아보기 싫어하는 IMF시기가 기회로 다가왔다고 한다.

30세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국내외 최정상급 해운물류전문그룹 건설 목표
임 회장은 “역설적으로 IMF가 큰 기회로 다가왔다. 90년대 후반경 경기침체 국면에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 때가 경기저점을 탈피하는 시기로 생각돼 공격적인 경영스타일로 임했다”며 “IMF극복을 위해 국내외에서 물동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선 것이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회고한다.

그런 그가 지난해 이후 계속적으로 관련업계를 비롯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내실있는 기업체를 쎄븐마운틴그룹이 잇따라 인수하면서부터다.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숙한 이미지로 언급하면 2003년 6월 출범해 중국에 취항, 한국과 중국의 가교역할을 하는 황해훼리(주)가 쎄븐마운틴그룹의 계열사다.

또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인 서울시민의 유일한 강변휴식처인 한강을 운항하는 한강유람선 사업을 진행하는 옛세모유람선으로 알려진 (주)한리버랜드도 관련 계열사다. 물론 한리버랜드는 예전 세모와 아무런 종교적 관계가 없다.

이뿐 아니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명품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컨테이너 및 모피사업을 영위하는 (주)진도도 지난 9월 쎄븐마운틴그룹에 편입돼 그룹계열사의 중국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영남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인 (주)우방의 우선매수자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잇따른 기업체 인수합병의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임 회장은 ’해운업은 기본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수익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관련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며 “현시점에서는 최대의 이익을 향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닥쳐올 위험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도 기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인수합병의 배경을 밝혔다.

해운업계의 경영일선에 뛰어든 지 14년만에 거대기업군으로 성장한 그에게 과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어느 기업이나 비슷하겠지만 설립초기는 자금이 풍족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자금도 그렇지만 일부 왜곡된 시각, 즉 젊은 사람이 일하다보면 도와주고 칭찬해주기보다는 견제하고 음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지금도 그런 부분이 남아있어 사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다”고 토로한다.

무섭도록 급부상한 쎄븐마운틴그룹의 총수 임병석 회장.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현실에 맞서 항해중인 그에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이야기해달라면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걷고자 하는 내일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임 회장은 “무엇보다 명실상부하게 국내외 최상급의 해운물류 전문그룹으로 자리하고 싶다. 바다를 알고 해운을 아는 전문기업집단으로 평가받고 그 과정에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정신을 구현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피력했다. 임 회장은 또 “개인적인 꿈이라면 고급해운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만들거나 그런 곳과 인연을 맺어 후진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밝힌다.

내일을 향해 험난한 오늘의 바다를 항해중인 임병석 회장. 법성포 바닷가를 바라보며 수평선 끝에 그렸을 그의 꿈의 공간은 어떤 모습으로 메꿔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