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계절 회원들의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이용”
“1년 4계절 회원들의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이용”
  • 영광21
  • 승인 2013.06.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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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경로당<홍농읍>

법성면소재지를 지나 홍농읍으로 향하는 길에 양 옆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에는 이제 막 이양작업을 마친 어린 벼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시원한 가로수 길을 지나 홍농읍소재지를 향해 달리다 보면 ‘우봉마을 입구’라고 적힌 표지석과 함께 오른쪽으로 보이는 우봉경로당(회장 장안길).

우봉경로당은 지난 2003년 건립해 30여명 어르신들의 사랑방이자 4계절 내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장안길(75) 회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벼농사뿐만 아니라 매실, 오디 등도 많이 생산하는데 요즘이 수확철이라 가장 바쁘다”며 “그래서 오늘 건강교실 강사님도 오시는 날인데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오지 말라고 전했다”고 말한다.

우봉경로당에서는 4년째 대한노인회에서 지원하는 건강교실이 열리고 있다. 가장 바쁜 때에도 어르신들이 꼬박꼬박 출석할 정도로 참여율이 좋지만 이날은 모내기뿐만 아니라 매실과 오디 수확시기까지 겹쳐 부득이하게 건강교실이 쉬게 됐다는 장 회장의 설명이다.

경로당은 바쁜 농사철이나 한가한 겨울철에나 회원들로 언제나 가득하다. 어르신들의 쉼터이기도 하지만 다 같이 식사도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여가를 보내는 놀이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우리 경로당 회원뿐만 아니라 젊은 마을주민들도 다 같이 식사하고 놀기도 하며 즐겁게 지낸다”고 자랑한다.

우봉경로당은 회원들에게 따로 회비를 걷지 않는다. 이유는 회원들의 객지에 나간 자녀들로부터 마을주민 등 곳곳에서 희사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경로당 입구 바로 위에는 건립 당시 곳곳에서 희사한 물품과 희사내역을 정성스럽게 기록해 놓은 액자도 걸려있어 고마움을 잊지 않는 어르신들의 세심함도 엿볼 수 있었다.

또 김원호 이장이 바쁜 와중에도 항상 잊지 않고 어르신들을 살뜰히 챙겨 별다른 어려움없이 잘 지내고 있다. 경로당에서 조그마한 행사를 할 때에도 김 이장은 어르신들을 위해 먹을거리나 음료수 등을 꼭 내어놓는다고.

장 회장은 “우리 이장이 작년 겨울에는 돼지 한마리를 잡아서 내 놓기도 했다”며 “항상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음료수나 먹을거리 등을 마련해 정말 고맙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이처럼 성실한 김 이장 외에도 각지에서 희사금을 전하고 지원해준 덕에 우봉경로당 어르신들은 1년에 2번씩 꼭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이것이 모두 젊은 시절 덕을 쌓아온 어르신들의 복이 아닐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