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마을을 위해 일해 온 성실한 살림꾼
10년 넘게 마을을 위해 일해 온 성실한 살림꾼
  • 영광21
  • 승인 2013.06.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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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 영광읍 녹사1리 강재선 이장

영광고등학교로 향하는 길 오른쪽으로 녹사마을을 알리는 큰 표지석이 보인다. 이 곳이 영광읍 녹사1리(이장 강재선).

“영광고등학교 후문으로 오시면 거기가 우리 집이니 거기로 와요.”
그의 집에서 만난 강재선(69) 이장은 큰 키와 온화한 얼굴이 어디를 가더라도 빠지지 않을 만큼 좋은 인상을 준다. 강 이장은 올해로 11년째 마을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살림꾼이다.

현재 사는 집이 탯자리인 강 이장은 녹사1리에서 평생을 살아오며 1남3녀의 자녀를 길러냈다. 3명의 자녀를 결혼시키고 막내딸만 남겨뒀다는 강 이장은 자식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더욱 더 환해진다.
녹사1리는 녹사주공아파트부터 영광고등학교 인근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규모가 큰 마을중 하나다. 자연마을은 양마, 녹사마을 2곳으로 이뤄져 있으며 푸른 모래가 매장됐다해 ‘녹사’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기차역과 비슷한 말을 갈아타는 녹사역이 있었다고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곳은 본래 논과 밭이 있던 자리로 녹사마을 주민들만이 예전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다. 마을 사이로 꼬불꼬불 좁게 난 길이 마을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녹사1리의 마을주민들은 예전부터 하우스시설 등을 이용해 채소농사를 지어 영광읍의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상추, 배추, 풋고추, 오이, 시금치 등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를 아침 일찍 수확해 직접 시장에 나가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강 이장은 “우리 마을은 부자마을은 아니지만 서로 돕고 의지하며 한 가족처럼 잘 지낸다”고 주민들과 남다른 협동심을 자랑했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당산나무도 녹사1리의 큰 자랑중 하나다. 600년도 더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당산나무는 여름이면 마을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고 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강 이장은 “당산나무 옆에 있는 시정은 마을주민들이 일하는 사이사이 들러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있다”며 “우리 마을주민 외에도 공공근로자나 잠시 들러 쉬어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산나무 주변으로 빙 둘러서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고 나무도 보호할 수 있는 데크시설이 설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강 이장이 11년간 이장을 맡으면서 마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마을 여러 곳의 배수로공사와 마을길 포장공사 등을 거의 다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강 이장은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했기 때문에 그만둘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는다.
이러한 강 이장에게 요즘은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마을이 버스터미널 등 읍내 주요시설과 가까워 원주민 외에도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강 이장은 “이장인 나도 새로운 우리 주민 얼굴을 모르는 때가 많다”며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열심히 해 보겠다”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정겹기 그지없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