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우리 착실한 이장이 최고제~”
“이장님, 우리 이장님! 우리 착실한 이장이 최고제~”
  • 영광21
  • 승인 2013.07.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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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 백수읍 상사3리 박주용 이장


삼복더위의 첫 문턱인 초복날. 뜨거운 햇살아래 유난히 파란 하늘과 낮은 산위로 피어오른 뭉게구름이 장관이다. 백수읍 상사3리(이장 박주용)를 향해 가는 길목의 소소한 볼거리에 기분이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어서 오시오. 복날이라 닭죽을 끓이고 있는데 마침 잘 오셨소. 한그릇 자시고 가면 쓰겄네!”
한 마을주민이 마을회관 앞에 걸어놓은 커다란 솥단지 속의 닭죽을 저으며 반갑게 인사한다. 젊은 사람들은 닭죽을 만드느라 뜨거운 햇빛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회관 맞은편으로 보이는 시정에는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정에 도착한 한 마을주민은 “왜 다들 논에는 안가고 여기에 모여 있냐”며 “나는 우리 이장이 한턱낸다 해서 논에도 안가고 왔다”는 말에 앉아있던 주민들이 웃는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박주용(52) 이장은 “한턱내는 것이 아니라 복날이니 맛있게 드시고 올 여름 건강하게 나시라고 준비한 것이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본래 전라북도가 고향인 박 이장은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상사3리로 이사와 이곳이 고향이다 다름없다. 상사3리는 자연마을이 한성마을 한곳 뿐이다.
그러나 백수남초등학교가 있고 주민도 98세대나 거주하는 규모가 큰 마을이다. 한때는 500여명이 넘는 주민이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박 이장은 “한성마을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주정책에 따라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면서 생겨난 정착민마을이다”며 “그래서 마을이름도 서울에서 왔다 하여 ‘한성’이라고 불려오고 있다”고 소개한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유래는 마을의 중심지에 자리한 넓은 시정의 현판에도 소개돼 있다. 상사3리의 눈에 띄는 특징은 마을앞 광장이 넓고 시정도 꽤 크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시정 크기의 3배에 달하는 시정은 많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을주민이 모두 모이면 이 넓은 시정도 가득해 앉을 자리가 없다고.

박 이장은 “시정 건립비용의 일부는 지원받고 나머지는 우리 마을주민들이 희사금을 내어놓아 확장해서 지었다”며 “우리 마을처럼 깨끗하고 정비가 잘된 곳은 없을 것이다”고 자랑한다.
시정 옆으로 보이는 게이트볼장도 마을의 큰 자랑이다. 이곳에서 어르신들은 여가시간을 보내며 건강도 챙기고 있다.

한 어르신은 “영광군에서 실내 게이트볼장으로는 제일 먼저 생겼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게이트볼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목을 다진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마을주민들은 “우리 이장은 그야말로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으로 최고다”며 “평소에도 정말 열심히 잘하는데 오늘은 닭까지 대접하고 참 좋은 사람이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올해로 3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박 이장은 전임 이장이 건강문제로 그만두게 되면서 임시로 이장을 맡다 정식으로 선출됐다. 박 이장은 “마을의 부족한 것들을 찾아 차근차근 정비해 나가겠다”며 “우리 마을이 깨끗하고 마을 어르신들 모두가 장수하는 건강한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