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없이 사소한 것도 함께 나누는 살기 좋은 마을”
“너나없이 사소한 것도 함께 나누는 살기 좋은 마을”
  • 영광21
  • 승인 2013.07.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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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 영광읍 신하2리 최동진 이장

영광태양초고추특화시장 앞으로 길 건너 보이는 마을이 참 아담하고 좋다. 마을 앞을 지날때마다 영광읍의 터미널, 시장 등 주요시설과 가깝고 조용해 참 살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곳은 바로 영광읍 신하2리(이장 최동진).

조용한 주택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을 낼만한 마을인 신하2리는 최동진(54) 이장이 오랫동안 살림을 맡아오고 있다.

신하2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 이장은 고추, 양파, 땅콩 등의 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자신도 없는 사이 이장으로 선출해 주민 신임의 힘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신하2리는 하라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으며 270여세대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최 이장은 “마을에는 예전에 한 선비가 비가 안와서 칼을 들고 산 봉우리에 올라가 칼을 봉우리에 꽂는 순간 벼락을 맞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며 “그래서 옛날 어르신들은 마을을 벼락새터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소개한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신하2리의 아늑하고 주요 시설과 가까운 장점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집을 지어 이사를 오고 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 마을주민들이 이사 오는 사람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도 주민의 수가 증가하는 이유중 하나.

얼마전 이사를 온 한 주민은 “마을사람들이 오이를 수확하면 오이를 가져다 주고 밭에서 나는 것은 다 나눠준다”며 “다른 지역에서 많이 살아봤어도 신하2리 주민들처럼 너나없이 내 것을 나누는 마을은 처음이다”고 자랑했다.

최 이장은 “새로 이사를 들어온 사람도 결국은 우리 마을주민이다”며 “토박이나 외지인을 따지지 않고 다 같이 화합하며 언제나 새로운 주민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최 이장은 “마을이 많이 낙후돼 이장이 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농로길도 모두 포장하고 일을 많이 했지만 마을입구의 길이 좋지 않아 아직까지 골치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입구에서 갑자기 도로가 좁아지는 바람에 처음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차가 긁히는 등 문제가 많기 때문. 그러나 도로부지가 개인 사유지여서 길을 내기도 쉽지 않다.

최 이장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의 차가 긁힐 때마다 이장으로써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며 “길을 넓히기 위해 토지 소유자들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 마지막 임무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길을 공사하면서 자신의 땅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한 주민에 대해서는 군청에서 나몰라라 하지 않고 나서서 적절한 해결점을 내 놓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최 이장이 처음 마을살림을 맡을 때 보다 신하2리는 많은 것이 변했다. 최 이장은 때로는 속을 끓이고 걱정하며 오늘날의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마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몇가지 문제로 “내가 무능력해서 일이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며 괴로워하는 최 이장.

최 이장은 단순한 주민들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마을주민이자 주인이 돼 마을을 가꿔가고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