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선후배 화합하고 잘 살길 소망”
“국가유공자 선후배 화합하고 잘 살길 소망”
  • 영광21
  • 승인 2013.08.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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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현 / 전 영광군상이군경회장

“이게 다 내 팔자라고 생각하고 사니 즐거워. 내가 힘들다고 힘없이 있다고 해서 자네가 날마다 술이나 한잔 사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서유현(70) 전 영광군상이군경회장은 부상 후유증으로 힘들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서 전회장의 호탕한 답변에 편견을 가지고 질문을 한 것 같아 무안해졌다.

서 전회장은 22살 때 월남으로 파병돼 큰 부상을 입었다. 이야기를 듣던 한 동료는 서 전회장에게 “자네 그 상처가 바로 아무나 받을 수 없는 훈장이다”며 치켜세운다.

서 전회장은 “의무파병기간이 끝나고 1년 더 근무하겠다고 지원했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산악지대에서 독수리2 작전수행중 크게 다쳐 헬리콥터로 후송돼 월남병원, 미군병원 등에서 오랜 병원생활을 하다 제대했다”고 당시의 긴박함을 회상했다.

이 사고로 온 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남았고 오른손목을 잃었다. 또 부상 후유증 뿐만 아니라 고엽제후유증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서 전회장은 좌절하지 않고 누구보다 더욱 열심히 살며 활발한 봉사활동도 이어갔다.

서 전회장은 제대후 고향으로 돌아와 학교 졸업앨범을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서 전회장의 봉사하는 삶이 시작된다.
서 전회장은 “앨범작업을 하고 생긴 이윤으로 학교 인근의 도로포장 공사를 해주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며 “내가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학생들을 위해 썼지만 돈보다 더 좋은 것이 바로 보람이었다”고 말한다.

재물은 더 많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만 서 전회장은 자신의 것을 더해 내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살아온 덕분에 대통령 표창부터 국무총리 표창, 도지사 표창 등 “받을 수 있는 상은 이제 다 받았다”고 웃으며 말할 정도로 많은 상을 받았다.

서 전회장은 12년간 영광군상이군경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26년간 지회장을 맡아 일하다 3달전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퇴임했다.
일선에서 물러나 “영락없는 먹고대학생이 됐다”며 웃는 서 전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상이군경회 회원들을 위한 마음은 여전하다.

서 전회장은 “유공자도 등급이 나뉘는데 7급의 경우 사망하면 부인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운이 좋지 않아 조금 더 다쳤을 뿐 같이 전쟁터에서 싸웠으니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광에 사는 상이군경을 비롯한 국가유공자 선후배들이 다 같이 화합하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자 간절한 바람이다”고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