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협동으로 부러울 것 없는 풍요로운 마을
주민들 협동으로 부러울 것 없는 풍요로운 마을
  • 영광21
  • 승인 2013.08.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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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 군남면 도장1리 고인주 이장

“우리 마을잔치를 여는 날이니 그때 오셔서 같이 식사합시다.”
고인주(60) 이장의 초청을 받고 도착한 군남면 도장1리 마을회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오토바이 등을 타고 하나둘 모여 들었다.

10개가 넘는 큰 상에는 손님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고 마을 부녀회원들은 밥과 반찬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손님들은 면사무소 직원부터 경찰관까지 다양하다.

고인주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1년에 3차례정도 큰 잔치를 여는데 마을주민들과 각 기관 직원들이 서로 얼굴도 알고 식사도 하고 가시라고 초대했다”며 “더운날 정성스레 음식을 마련한 주민들을 생각하며 맛있게 많이 드시고 가시라”고 인사를 전한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도장1리는 장고마을 1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옛날 마을 어귀에 큰 무덤이 있었는데 여기서 큰칼이 나왔다 해서 ‘장검뫼’로 불리다가 장고라고 이름 지어졌다.

마을주민들 대다수가 쌀이나 보리 등을 재배하는 일반적인 농촌의 모습을 지닌 도장1리지만 다른 마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을재정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마을소유의 논과 밭에서 수익이 나고 있고 자체적으로 장학회를 운영하며 주민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기도 하다.

고 이장은 “우리 마을에는 주요 직책에 이장과 노인회장이 있고 또 마을의 자금을 모두 관리하는 마을총무 일이 따로 있다”며 “이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돈을 쓸 수 없고 총무에게 승낙을 받아야 하므로 아무런 힘도 권한도 없다”고 빈 손바닥을 들어 보이면서 웃는다.

정희성 노인회장도 “이 양반이 우리 마을에서 가장 힘이 센 실세다”고 이광한 총무를 소개하며 고 이장의 말을 거든다.

고 이장은 “매월 1달에 한번씩 마을 대청소도 하는데 주민들이 불평 불만없이 잘 따라준다”며 “우리 마을의 가장 큰 자랑은 주민들간에 사이가 좋고 단합이 잘 된다는 것이다”고 자랑한다.

이는 매년 열고 있다는 단오날 행사에서도 엿볼수 있다. 군남면 동간리를 지나 마을로 들어오는 길에는 큰 당산나무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데 이 나무는 마을주민들이 단오날 제사를 지내고 1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다.

정 노인회장은 “매년 주민들로 구성된 농악대가 흥을 돋우고 당산나무에서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한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고 이장은 이제 60대에 들어선 비교적 젊은 이장이지만 이장경력을 모두 더하면 20여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30대 초반부터 맡기 시작했으니 꽤 빠르게 이장을 맡은 셈이다.

고 이장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어떻게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마을 주민들과 어르신들이 어린 이장을 많이 돕고 협조해 줘 마을을 잘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마을을 위해 고 이장을 많은 일을 해내기도 했다. 농로포장은 물론 장수마을로 지정돼 마을 앞에 게이트볼장과 운동시설을 마련했고 마을창고로 쓰던 것을 생활관으로 리모델링해 주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풍족해졌다.

도장1리는 고 이장의 젊음과 열정 그리고 주민들의 화합이 함께 마을의 발전을 일궈가고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