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입추가 훌쩍 지났음에도 한줄기 소나기가 반가울법한 무더위가 계속되는 날씨이다. 이 시기에는 무더위로 인해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주의력이 낮아져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지난달 우리 사회를 안타깝게 만든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로 근로자 7명이 사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사설 해병대 훈련캠프에 참가한 고등학생 5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언론 및 각종 보도매체에서는 한결같이 ‘인재’라고들 한다. 모두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다. 안전불감증이란 말 그대로 안전과 불감증 단어를 더한 합성어로 안전에 대해 감각이 둔하거나 익숙해져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설마’하는 안일함과 무관심으로 사고를 겪게 되고 화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는 막을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 해병대 훈련캠프 사고 역시 사고 발생전 지역주민들이 캠프 관계자들에게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한다.
이 모두 상식적인 안전수칙만 지켰어도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였다. 우리사회에서는 안전불감증은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다.
어떤 사고든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수한 사고를 반복하면서도 책임을 묻는데 급급하고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안전불감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말 그대로 안전을 느끼지 못한다는데 원인이 있겠다.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제일로 생각하고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방관으로서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숙연해지고 안타까울 뿐이다.
안전불감증과 가장 밀접해 있는 것이 화재이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실수와 부주의로 인해 생명과 재산, 행복까지도 모두 빼앗아 가버리기 때문이다. 안전과 예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화재와 재난, 각종 사고와 맞서다 보면 늘 결과론적으로 조금만 조심하고 주의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대다수이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 크다.
화재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정 및 학교에서 등의 근본적인 교육이다.
각 가정내에서 아이들과 함께 화재예방 계획수립 또는 기초소방시설 등의 설치와 학교에서의 화재에 대한 위험성 및 안전교육 등을 조기에 교육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안전과 예방의식을 깊게 자리잡게 해 안전불감증과 같이 위험하고 심각한 증상이 사회에서 근절되도록 해야 하겠다.
심각한 안전불감증의 악순환을 이제는 정말 끊어버릴 때가 됐다. 안전 후진국 대한민국이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항상 경각심을 갖고 안전의식을 높여야 할 것이다.
화재예방도 이와 마찬가지로 소방차 길 터주기, 기초소방시설 설치, 비상구 폐쇄금지 등 사소한 것부터 나부터 스스로 지켜 나가면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지켜 나갈 수 있겠다.
손성기 서장 영광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