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6일 재경영광군향우여성회 제7·8대 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묘례 회장이 8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이금자 회장이 그 자리를 내어줬다.
“재경영광군향우 부녀회장을 맡은 지난 2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조곤조곤한 말투로 대화를 이어가던 이금자(62) 전회장은 향우회 활동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향우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 있었다.
향우회 활동을 시작하고 여성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이것이 사람이 사는 것이다”고 느끼며 열심히 봉사했다는 이금자씨. 그녀는 40여년을 서울지역에서 살았지만 아직도 전라도사람의 향취가 나는 영광사람이었다.
재경향우회 김효진 향우는 “항상 정월대보름날이면 이금자 전회장께서 오곡밥과 나물을 마련해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언제나 우리 향우회를 위해 봉사하며 때로는 어머니같고 큰 누나같은 마음으로 감싸주는 분이다”고 이 전회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산 좋고 물 좋은 묘량면 삼효리의 석전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마을 어른들의 중매로 같은 마을에 살던 남편과 결혼해 1973년 겨울 남편과 상경한다.
이 전회장은 “당시에 영광읍까지 걸어서 학교를 다녀야 했기 때문에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재를 넘어서 다녀야 했고 위험해서 여성들이 학교를 다니는 일이 쉽지 않았고 나 역시 그래서 많이 배우지 못했다”며 “하지만 서울로 이사 오고 한복학원을 다녀 기술을 익히고 한복사업을 하는 등 타지에서 항상 당당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또 그렇게 살아왔다”고 이야기했다.
당시에 전라도지역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마음으로 단 한번도 고향을 부끄러워 한 적이 없다고.
1998년부터 재경영광군향우회의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향우회 활동을 하며 고향 영광을 더욱 그리워하고 자랑스러워하게 됐다. 향우회 활동을 하면서 다른 지역 향우회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중 영광군향우회가 으뜸이라는 그녀의 자랑.
“다른 집에 가봐야 우리집이 좋은 것을 아는데 다른 향우회를 보니 우리처럼 잘 지내는 곳이 없더라”며 선배들은 존경받는 행동을 하고 후배를 다독거리고 후배들은 선배들을 존경하며 따른다고.
이렇게 애정을 담아 활동했던 부녀회의 회장직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내가 받은 사랑만큼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한다”며 “다음 회장들과 후배들이 더 깊은 생각으로 봉사하고 더욱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