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지도 벌써 52년이나 지났네잉~”
“우리가 만난지도 벌써 52년이나 지났네잉~”
  • 영광21
  • 승인 2013.08.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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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회 특집 - 백수읍 상사3리 정착민 마을의 날 행사

1961년 5·16군사쿠테타 이후 박정희 정권은 수도인 서울의 인구분산을 위해 농촌으로의 이주정책을 펼쳤고 영광군에도 백수읍의 상사3리를 비롯한 몇개 마을이 새로 형성돼 이주민들이 정착해 들어오게 됐다.
 
이때부터 매년 8월23일이면 마을주민들은 ‘정착민 마을의 날’ 행사를 열고 주민들간의 화합을 다진다.
올해로 52살이 된 이주민 정착마을 상사3리(이장 박주영) 한성마을에서는 특별히 칠순을 맞은 동네 주민들의 칠순잔치도 마련해 마을주민들이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주영 이장은 “매년 마을의 날 행사 때 칠순을 맞은 주민들의 합동 칠순잔치를 치룬다”며 “가족끼리만 하는 것보다 가족과 마을주민들이 다 같이 축하하고 건강을 바라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있다”고 말했다.
평소 마을의 화합과 협동심에 다른 마을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돈독함을 자랑하는 상사3리는 올해도 온 마을주민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마련하고 부녀회원들이 음식을 장만하는 등 힘을 모아 행사를 준비했다.

“우리가 만난지 벌써 52년”
상사3리 한성마을은 정착민 대다수가 서울지역에서 왔다해 서울이라 부르기 전의 명칭인 ‘한성’을 따와 이름 지었다. 따라서 이주민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이기 때문에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

올해 80세가 훌쩍 넘었다는 한 어르신은 “우리가 30대때 이 마을이 처음 생겨 인근 마을에서 여기로 이사를 왔다”며 “이전에는 이곳이 모두 바다고 갯벌이었는데 사람이 들어와 살면서 제법 큰 동네가 됐다”고 들려준다.

이어 “예전에는 백수남초등학교의 전교생이 1,000명도 넘을 정도로 마을주민뿐 아니라 학생도 꽤 많았다”고 추억에 잠긴다.
세월이 흘러 옛날 사람소리로 북적거렸던 마을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졌지만 마을의 전통은 계속 이어오고 있다. 또 현재도 1곳의 자연마을인 한성 단일 자연마을로는 100세대가 넘게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사소한 것이지만 마음이 참 예뻐”
마을의 날은 더운 여름을 지나오면서 주민들이 잠시 쉬어가는 날이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하늘색의 같은 티셔츠를 입은 어르신 몇몇이 일어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으로 박미애 강사로부터 배운 율동을 선보이겠다는 것.

박미애 강사는 “매주 배운 것들을 주민들 앞에서 보여주시겠다고 하더라”며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배운 것을 보여주고 싶은 그 마음이 참 예쁘지 않냐”고 흐뭇해한다.
음악소리가 행사장에 울려 퍼지고 어르신들의 신나는 율동이 시작됐다. 그 모습을 보며 보는 사람도 덩달아 몸을 들썩인다. 율동이 끝나자 “와~ 잘하네! 연예인이 따로 없구만”이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건강하고 행복한 장수마을로 거듭나길
박주영 이장은 “우리 마을주민과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도록 사셨으면 좋겠다”며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해 이장으로서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어딜 가나 우리 마을처럼 사람 좋고 살기 좋은 곳이 없다”며 마을사랑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박주영 이장은 상사3리의 귀여운 동네 팔불출이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