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산경로당<영광읍>
구불구불 좁은 마을길을 지나 도착한 영광읍 송림2리의 궁산경로당(회장 봉성순 사진).
“어서 오시오, 반갑네~”
경로당 안을 가득채운 어르신들이 반가운 얼굴로 맞으며 손을 잡아끈다. 북적북적한 경로당 한쪽에서는 음식을 마련해 상차림을 준비해 마치 명절날 시골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다.
오늘이 경로당의 특별한 날이냐는 질문에 “우리 경로당은 원래 자주 모여서 식사를 함께 한다”고 입을 모은다.
봉성순(77) 회장은 “겨울철 3개월 정도는 날마다 경로당에 모여서 점심,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며 “날마다 점심과 저녁식사를 경로당에서 먹을 정도로 한 가족처럼 지내는 곳은 아마 영광지역에 몇곳 안 될 것이다”고 자랑한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쌀로는 어림도 없어 각자 집에서 가져오고 마을유지들의 도움도 받는다. 이마저도 부족하면 회비를 걷어 쌀을 구입하기도 한다.
회원들은 “날마다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밥을 먹으니 쌀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각 경로당의 현황을 파악해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봉 회장도 “회원들이 날마다 모여서 함께 화투놀이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매일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영광군 등에서 실시하는 건강프로그램 등이 없는 것이 큰 아쉬움중 하나. 얼마 전 1년 정도 요가교실이 열리긴 했지만 인원부족을 이유로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한 회원은 “당시에 배운 것들을 선생님이 없어도 우리끼리 기억을 더듬어가며 운동하고 있다”며 “요가교실이 열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궁산경로당 회원들은 좁은 마을진입로로 인해 버스가 드나들 수 없는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민 대다수가 자가용이 없는 노인인데다가 버스정류장이 2㎞가량 떨어져있어 버스를 타려면 한참 걸어 나가야 한다. 마을진입로도 매우 좁아 소형차가 지나가기에도 진땀이 흐를 정도.
봉 회장은 “우리 경로당과 마을을 위해 진입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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