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원자력발전소가 건립되면서 고향을 잃은 홍농읍 계마리의 갖골, 통샘, 새터, 안마, 계동, 우포, 불등 등 7개 철거마을의 주민들이다. 이들은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고부터 영광원전실향민망향회(회장 정용수)를 구성하고 해마다 추석날 모여 함께 고향을 추억한다.
정용수(53) 회장은 “7개 마을이 철거됐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실향민들의 수는 약 1,500여명에 이른다”며 “망향제를 지내며 고향사람들과 함께 그리운 우리 마을을 추억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 회장은 “계동과 우포마을은 바다에 바로 인접해 바다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촌마을이었고 나머지는 농토가 굉장히 넓은 농촌마을이었다”며 “이들 마을사이에는 홍농서초등학교도 자리하고 있었는데 발전소가 생기면서 지금의 자리로 새로 이전했다”고 말한다.
망향회 소속의 실향민 대다수는 이전하기 전 계마리에 있던 홍농서초를 졸업했기 때문에 그들의 유년시절도 고스란히 발전소 부지에 남았다.
망향회에서는 2층 건물인 망향각의 1층은 실향민을 맞이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장소로 사용하고 2층은 7개 마을의 유래와 그 이야기를 모아 기록해 놓았다. 또 철거되기 전의 마을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당시의 마을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정 회장은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군립도서관에서 7개 마을의 유래를 모두 찾아서 이 곳에 기록하고 전시해 놨다”며 “몇년전에는 망향비도 건립해 각 마을별로 철거당시 세대주의 이름을 모두 새겨놓았다”고 말했다.
아! 저곳에 가고 싶다.
정 회장은 “올해 실향민의 날 행사는 7개 마을의 실향민뿐만 아니라 성산리 전체 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격상해 진행하려고 논의중이다”며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에 실향민과 성산리 주민, 나아가 영광지역 사람들이 모두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아 저곳에 가고 싶다.
정병희 작
금정암자 초조염불 목탁소리 새벽닭을 울게 하면 몇 경쯤 되었을꼬 늘 한우리 안에 모든 이들은 청풍의 내음으로 기지개를 켠다.
봉대산 기슭에서 벗겨지는 찬란한 태양의 벗은 칠산바다를 끼고 오붓하고 포근한 고을이었던 질마재 계동포 우포 불등 샛터 용정 통샘의 풍수지리를 한폭의 풍경화로 펼쳐 질재
아침버스는 질마재를 떠날 때쯤 모든 이의 고막을 울리고,
망망대해 어기여차 노젓는 뱃길들은 조기들 웃음소리를 찾아 루를 시작하네. 얼쑤얼쑤 바지개 지고 구루마 끌고 삐뚤어지고 오구라진 논밭 귀퉁이에서는 자기 몸을 단장하듯 논밭에 곡식을 심고 거두는 수를 놓는다.
검정고무신 질질 끌며 검정 책보 가로 메고 금정산의 줄기찬 정기를 외쳐대며 우렁찬 메아리를 만들던 그곳.
우리 조상들의 삶에서 영혼까지 그 안에 있으므로 우리 그 안에서 풍족하지 않았지만 대대손손 전수받은 어장과 농업으로 어느 누군들 우리들처럼 행복 했으리요.
저~어 칠산바다 물은 하룻경내 두번씩 우리고향 바위를 만져가며 왔다 가는데 여기에 섰던들 저곳에 가고 싶을 뿐이요.
내 가지 못한 심정을 누가 달래 줄 터이요
그토록 아늑하고 아름다웠던 내 고향
저 우리가 그때 그 모습을 잃었다. 애환이 끓는 비통함으로 곡하고 싶소이다.
저~어 빛을 생산하는 뜨거운 용광로는 건강하게 영원할 것이요 지혜로웠던 지하의 조상님 영혼의 숨결이 빛이 되리니
철거민 후세들이여! 어디에 있든 이곳에 오면 엄숙한 마음으로 망향제비 앞에서 애환과 향수를 영원히 달랠지어다.